◀ 앵커 ▶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자율에 맡겼던 문화예술계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습니다.
맘에 들지 않는 공연은 취소시키고, 문화예술 기관에 대한 지원을 끊어버렸는데요.
나세웅 뉴욕 특파원이 트럼프에 맞선 예술가들을 만났습니다.
◀ 리포트 ▶
미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연장인 케네디센터.
한 포크음악 그룹이 공연을 하다 '창의성을 억압하지 말라'고 적힌 팻말을 꺼내 듭니다.
"뿌린 대로 거두게 되리라"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센터의 공연 내용까지 간섭하고 있다며 항의에 나선 겁니다.
[노라 브라운/포크음악 가수]
"트럼프는 자신한테 도전한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각성했다며 낙인찍고, 무대를 무기화해서 차별합니다."
트럼프는 취임 뒤 스스로 케네디센터 이사장에 올랐습니다.
전임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이사진을 해임하고, 충성파로 이사회를 꾸린 뒤 만장일치로 당선됐습니다.
이후 자신의 내면을 찾아가는 상어의 이야기를 그린 어린이 뮤지컬 '핀'이 갑자기 취소됐고, 국립오케스트라와 협연이 예정된 성소수자 합창단 공연도 없던 일이 됐습니다.
센터 측은 재정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누구도 그 때문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주요 문화예술 기관 인사를 장악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엔 돈줄 '옥죄기'에 나섰습니다.
이런 공공 극장 등을 지원하는 국가 문화예술기금을 하루아침에 대폭 삭감한 겁니다.
뉴욕 할렘에서 25년째 연극을 공연해 온 극단은 지난주 돌연 지원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타이 존스/클래식할렘극단 감독]
"우리가 하는 일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리는 한 달 안에 연습을 시작하는데요."
예산을 어디에 우선 지원할지 다시 조정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는데, 트럼프의 다양성 정책 폐기 기조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타이 존스/클래식할렘극단 감독]
"특정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지워버리려는 데 목적이 있겠죠. 우리는 정부의 이러한 조치에 맞서 함께 대응할 방법을 찾아낼 것입니다."
칸 영화제 명예황금종려상을 받는 자리에서 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개탄했습니다.
[로버트 드니로/배우]
"미국의 속물 대통령이 우리 최고의 문화 기관 중 하나의 수장으로 자신을 임명했습니다. 그러더니 예술 지원금을 삭감했어요."
그동안 당연히 여기던 민주주의를 위해 미국 내부에서 지옥같이 싸우고 있다면서, 미국만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며, 함께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안정규(뉴욕) / 영상편집: 김창규 / 영상제공: 클래식할렘극단, 케네디센터(유튜브), GMCWashington(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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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나세웅

트럼프에 맞서는 예술가들‥로버트 드니로 "지옥처럼 싸우고 있다"
트럼프에 맞서는 예술가들‥로버트 드니로 "지옥처럼 싸우고 있다"
입력
2025-05-14 20:29
|
수정 2025-05-1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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