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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세계 유일 부부 동성 강제법‥"왜 일본 여성에겐 선택권 없나"
입력 | 2025-05-15 20:40 수정 | 2025-05-1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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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결혼과 동시에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강요하는 나라, 바로 일본입니다.
이 때문에 결혼을 꺼리는 경우도 많은데요.
반세기 넘게 법 개정을 요구해 왔지만, 정치권의 외면에 특히 일본 국민들, 여성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신지영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함께 살아온 지 31년째, 하지만 이들은 법률상 부부가 아닙니다.
혼인 신고를 하려면 둘 중 한 명은 성을 바꿔야 하는데, 두 사람 모두 원치 않아 사실혼으로 남았습니다.
[다나카 히로시]
″′이제 곧 바뀔 거다′라고, 그걸 기다렸다가 법률혼을 하자고 결정을 한 거죠.″
법적으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곤란한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고이즈미 유리]
″(남편이)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사실혼이면 가족이 아니니 동의서에 서명할 수 없다고…″
일본에서는 1898년, 서구 문물의 영향으로 부부가 같은 성을 쓰는 법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정작 서구권에선 남편 성을 쓸지는 여성의 선택 사항이 된 지 오래고, 법으로 강제하는 나라는 일본뿐입니다.
남편이 아내 성을 따라도 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운영 중인 아오노 씨.
드물게 아내 성을 따랐지만, 사업을 할 때는 결혼 전의 성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아오노 요시히사/아내 성을 따른 남편]
″지금도 30년쯤 전에 만든 예전 이름의 여권과 지금 이름의 여권을 함께 들고 해외출장을 갑니다.″
결혼과 동시에 예전 성을 버려야 하는 일본 여성들은 경력 단절을 우려해 결혼을 미룹니다.
결혼을 하더라도 혼인 신고는 하지 않는 50대 이하 사실혼 인구가 122만 명이 넘었습니다.
여성에게 이름 선택권조차 주지 않으면서 출생률을 높이는 데 수십조 원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보수 정치권은 부부가 성이 다르면 ′가족간 유대감이 떨어지고 아이들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고 반대합니다.
[이다 나호/시민단체 ′아스니와′ 대표]
″′여성에게 남성과 같은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국민이 알면 여성 천황 탄생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안된다′는 거예요.″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마저 부부별 성 선택권 도입에 찬성하고 나섰지만, 법 개정까지는 여전히 요원한 실정입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신지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장식,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 김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