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비상계엄 하루 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누군가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선으로 돕고 있다"고 말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며칠 지나면 왜 바빴는지 알게 될 거"라며 비상계엄에 깊게 개입한 정황도 포착됐는데요.
노 전 사령관의 '수첩'과 'USB', 그리고 스스로 '비선'이라는 그의 역할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어서 이재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2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자신의 차량에서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국방 라인에서 근무하세요, 용산 라인에서 근무하세요?"라는 질문에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은 "'V'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V'는 VIP, 즉 윤석열 당시 대통령을 뜻하는 줄임말입니다.
노 전 사령관은 이어 "4~5년, 3~4년 전에 알았다 뿐이고 여러 가지로 도와드리고 있다"며 "비선으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며칠 지나면 제가 왜 바빴는지 아실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문제의 통화는 사위의 준장 진급에 대해 노 전 사령관에게 감사를 전하는 내용이었는데, 경찰은 녹취가 담긴 차량 블랙박스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리고 이 통화 다음날,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노 전 사령관이 대선 이전 검찰총장 시절부터 윤 전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 왔고, 이른바 '비선'으로 비상계엄 선포에까지 깊숙이 개입했다고 스스로 과시한 겁니다.
실제로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은,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함께 대통령을 만났다", "대통령이 자신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고 했다는 진술서를 검찰에 낸 걸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경찰이 확보한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엔 '차기 대선에 대비해 모든 좌파 세력을 붕괴시킨다'며 '수거팀 구성'과 '수집소 운용'은 물론, 체포 대상자들의 실명과 함께 '가스'·'폭파'·'침몰'·'격침' 같은 사살을 암시하는 내란의 계획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 씨가 윤 전 대통령의 정치참여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비선 역할을 해왔다면, 수첩 속 계획 역시 개인의 망상으로만 치부할 순 없어 보입니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전날엔 경호처에서 '비화폰'을 지급받았고, 닷새가 지난해 12월 7일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 전 사령관이 입을 굳게 다물면서 그의 역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없는 만큼, 이 역시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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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재욱
이재욱
"V 돕고 있다, 비선으로"‥노상원 "대통령이 나한테만 경례"
"V 돕고 있다, 비선으로"‥노상원 "대통령이 나한테만 경례"
입력
2025-05-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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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5-2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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