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준겸

관리 부실 독립운동 의병장 유적지‥"독립운동 역사 연구 막혀"

입력 | 2025-06-06 20:25   수정 | 2025-06-0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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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

그런데 자신을 희생해 독립운동을 이끈 의병장들의 유적지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독립운동 역사 연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요.

방치된 의병장 유적지를 김준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청평사 삼층 석탑으로 향하는 오르막길.

중간쯤 오르자 암석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조선 말기 독립운동가 민긍호 의병장의 이름이 보입니다.

1908년 2월 순국 직전까지 100번이 넘는 전투에 앞장 선 독립 영웅입니다.

독립운동가인 민긍호 의병장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암석인데요.

이렇게 나뭇잎에 덮여 발견조차 어렵고,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해 이끼까지 껴있는 상태입니다.

이 글자는 민 의병장이 전투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새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민 의병장의 활약상을 알 수 있는 역사적 사료일 수 지만, 이끼와 낙엽에 가려진 채 글자마저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윤정환/민긍호의병대장기념사업회 이사]
″전투 직전에 행운을 비는 행위였었다면, 민긍호 전투지역 범위가 더 확장되는 게 맞는 거죠.″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선생이 거주했던 춘천 발산리 집터도 상황은 마찬가지.

집터를 물려받은 친인척이 춘천시에 보수와 관리를 요청했지만, 사유지라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습니다.

그 사이 집터는 대들보가 부서져 천장을 위태롭게 받치고 있고, 외벽 곳곳도 갈라졌습니다.

지난 2021년부터 광복회까지 나서 방치된 의병장 유적지의 관리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

[김문덕/광복회 강원도지부장]
″앞으로라도 시청이나 도청이나 장기간 지원책을 마련해서, 광복회에서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독립투사들의 유적지 관리가 부실한 사이, 이들을 기리는 현충일은 어느덧 70주년을 맞았습니다.

MBC뉴스 김준겸입니다.

영상취재: 추영우(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