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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굴욕"‥美 방통위 앞세운 트럼프에 거액 합의금 주고 굴복

"언론의 굴욕"‥美 방통위 앞세운 트럼프에 거액 합의금 주고 굴복
입력 2025-07-04 20:35 | 수정 2025-07-0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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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미국은 언론의 자유를 수정헌법 1조에서 규정할 정도로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언론 '입틀막'이 또 벌어졌습니다.

    비판 언론의 전용기 탑승을 금지하고 기자에게 폭언을 퍼붓더니, 한 방송사에겐 거액의 소송을 건 뒤 방송 허가 취소로 압박해 결국 200억 원이 넘는 합의금을 받아냈는데요.

    나세웅 뉴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작년 10월, 미국 방송사 CBS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60분'은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멜라 해리스 인터뷰를 방송합니다.

    이 방송 직후,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는 CBS가 대선에 개입했다며 2백억 달러, 27조 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자신의 경쟁자인 해리스가 똑똑해 보이도록 장황한 답변을 짧게 편집해줬다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작년 10월)
    "저는 이 방송이 방송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이라고 봅니다. 대선 개입 사기에요."

    제작진은 방송 분량에 맞게 정당한 편집권을 행사했을 뿐이라고 반박했고, 법조계도 트럼프의 승소 가능성을 극히 낮게 봤습니다.

    그러나 올해 트럼프가 대통령 자리에 오르자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통신위원회의 새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CBS의 방송 허가 취소를 들먹였습니다.

    [브렌던 카/연방통신위원장 (지난 4월, 기자회견]
    "방송사들이 방송 허가에 뒤따르는 부담이 싫으면, 팟캐스트를 하든지 케이블쇼를 하면 됩니다. 방송이 지켜야 할 공익의 의무가 없잖아요."

    그러더니 CBS의 모기업이 추진하던 콘텐츠 제작사 합병의 승인 절차를 질질 끌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CBS뉴스 대표와 프로그램 수석 PD는 CBS를 떠났습니다.

    결국 CBS측은 피소된 지 8개월여 만에, 소송 취하 대신 트럼프에게 2백18억 원을 주기로 합의하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미국 언론자유재단은 "역사상 언론이 대통령에게 가장 수치스럽게 굴복한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암흑의 날"이라고 개탄했고, 야당 상원 의원들은 "명백한 뇌물 수수"라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ABC방송에겐 210억 원, 페이스북과 X 측에게선 각각 340억, 130억 원의 합의금을 받아냈습니다.

    미국은 올해 세계 언론 자유 순위에서 작년보다 두 단계 떨어진 57위를 기록했습니다.

    순위를 발표한 '국경없는 기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을 상대로국가 기구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안정규(뉴욕) / 영상편집: 이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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