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3월 8일, 재판부가 놀라운 사유를 들며 구속취소를 결정하고 검찰이 즉시항고까지 포기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넉 달 넘게 구치소 밖을 활보했습니다.
지시에 따른 부하들은 모두 구속 상태인데도, 정작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에겐 아무런 제약이 없었던 건데요.
윤 전 대통령의 지난 4개월을 이준범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구치소 밖으로 향하던 경호차량이 갑자기 멈추더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립니다.
환한 미소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주먹까지 쥐어 보였습니다.
체포 52일 만에 윤 전 대통령은 관저로 돌아갔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 요청에, 직접 심문까지 진행한 지귀연 판사는 구속취소 결정을 내렸고 검찰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음에도 즉시항고도 하지 않고 윤 전 대통령을 곧바로 구치소에서 풀어줬습니다.
[심우정/당시 검찰총장 (지난 3월)]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적법 절차의 원칙에 따라서 소신껏 결정을 내린 것인데…"
구속취소가 곧 면죄부인 것처럼 행동한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의 당당한 태도에 시민들은 다시 분노했습니다.
[이명희/집회 참가자 (지난 3월)]
"나와서 손을 흔들고 무슨 레드카펫처럼 걸어가는 걸 차마 못 보겠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어제는 (TV) 못 켰어요. 너무 화가 나서."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시 여권 인사들을 관저로 불러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며 지지층 결집에만 몰두했고,
[권성동/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나는 괜찮다, 오로지 국민과 나라만 생각하겠다'고 하면서 아주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극우 세력들은 구속 취소에 고무돼, 탄핵이 인용되면 내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사회 분열과 혼란을 조장했습니다.
[전광훈 목사 (지난 3월)]
"만약에 만약에 (윤 전 대통령이) 살아오지 아니하면, 이건 내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파면된 이후엔 조사 받으러 나오라는 경찰청만 빼고 곳곳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부정선거 영화 관람, 한강공원 반려견 산책,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동네 상가 방문.
심지어 자신의 내란으로 촉발된 대통령 선거 당일엔 투표하러 간다며 일정을 미리 알리기까지 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지난달)]
"<사전 투표가 부정선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사과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
사과 한 마디, 유감 표명 하나 없이 당당하기만 했던 윤 전 대통령의 지난 넉 달간 공개 행보는 이제 오늘, 중단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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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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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영화관람, 투표‥내란 우두머리의 지난 4개월
산책, 영화관람, 투표‥내란 우두머리의 지난 4개월
입력
2025-07-09 19:53
|
수정 2025-07-0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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