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국전쟁 당시 일본에 머물다 고국을 지키겠다며 참전한 재일학도의용군.
정확한 명단이 없었던 탓에 예우가 어려웠는데, 최근 일본에서 입대자 명부가 발견됐습니다.
참전용사 유해 신원 확인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손하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태극기를 몸에 두른 청년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한 곳에 모였습니다.
재일학도의용군,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고국을 지키겠다고 자발적으로 모인 재일동포들입니다.
군번도 계급도 없이 인천상륙작전과 장진호전투·백마고지전투 등에 뛰어들었고, 재외국민이 참전한 첫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박운욱(98세)/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장]
"이미 그때는 (북한군이) 낙동강 전선까지 내려왔는데‥ '나라 없는 36년이 또 온다. 뭣 하려고 우리 공부하고 있나. 가서 한번 싸워보자'고‥"
현재까지 확인된 참전 의용군은 642명, 하지만 정확한 명단을 몰랐던 탓에 절반인 336명만 국가유공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재일민단이 운영하는 도쿄의 역사자료관에서 명단 일부가 발견됐습니다.
단기 4283년, 즉 1950년 9월 한국방위자원군본부가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는 입대자 명부입니다.
초기에 참전한 358명의 이름과 나이는 물론 본적, 즉 고국의 등록기준지와 일본 내 거주지 그리고 소속 대학까지 상세하게 담겼습니다.
재일학도의용군이 일본을 떠나기 전 남긴 기록으로 추정됩니다.
[김철호/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 사무총장]
"잊혀진 우리들의 영웅들에 대한 역사적인 상징물입니다. 내내 찾으려고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여의치가 않았는데‥"
국가의 예우가 부족했던 사이, 재일학도의용군 생존자는 이제 아흔여덟 박운욱 할아버지 혼자 남았습니다.
[박운욱(98세)/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장]
"최해몽이네‥ 내 친한 친구예요. 최해몽이‥ 해몽이, 내가 왔어."
83명은 아직 유해도 찾지 못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서 발굴했다 국내로 봉환한 유해가 있지만, 정확한 신원을 알 수 없는 데다 DNA를 대조할 유족도 찾지 못해 임시 안치된 상태입니다.
[유동수/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정무위원회)]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신 분들에 대해서, 국가가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내고 기억하려는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는 명부를 토대로 정부가 신원 확인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고, 국가보훈부는 국방부 등 관련기관과 협력해 참전 사실이 확인되면 국가유공자로 등록하고 국립묘지에 안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이장식, 김진호(도쿄), 남현택, 황주연 / 영상편집: 이지영 / 취재협조: 재일한인역사자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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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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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재일학도의용군' 입대자 명부 찾았다‥생존자 1명 뿐
[단독] '재일학도의용군' 입대자 명부 찾았다‥생존자 1명 뿐
입력
2025-07-11 20:34
|
수정 2025-07-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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