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임소정

반복의 역사 속 기억해야 할 것은?‥민주주의 투쟁의 기록 'DJ 망명일기'

반복의 역사 속 기억해야 할 것은?‥민주주의 투쟁의 기록 'DJ 망명일기'
입력 2025-07-22 20:44 | 수정 2025-07-22 21:11
재생목록
    ◀ 앵커 ▶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소설가 한강이 이런 질문을 던졌었죠.

    비상계엄의 악몽에서 어렵사리 벗어나 일상을 되찾은 지금, 다시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역사적 기록이 발견됐습니다.

    1972년 10월, 비상계엄 당시 유신정권의 부당함을 널리 알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망명일기입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김대중 전 대통령 (1971년 4월, 제7대 대선 유세)]
    "박정희 씨의 영구집권 총통 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군사정권의 영구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끝내 대선에서 석패한 김대중 후보.

    넉 달 뒤 총선을 앞두고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테러를 피해 일본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는 사이, 태국에 이어 필리핀, 아시아엔 계엄이 도미노처럼 확산됩니다.

    그리고 고국까지…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계엄을 선포한다."

    정치인 김대중은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과 분노 속에 "조국의 민주주의가 형해마저 사라져버렸다"며 개탄합니다.

    기약할 수 없는 망명 생활을 하면서도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전하자, 긴장한 정권은 결국 그를 납치합니다.

    망명생활을 시작한 1972년 8월 3일부터 1973년 5월 11일, 납치 직전까지 자필로 적어내려간 223편의 일기는 40여 년이 지나 유품 더미에서 발견됐습니다.

    [김홍걸/김대중 전 대통령 3남]
    "사실 그것이 있는 줄도 몰랐기 때문에 까딱했으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는데, 정말 운 좋게 발견을 해서…"

    6권의 작은 수첩엔 가족이 고난을 견딜 수 있길 바라는 기도, 노예가 되지 않도록 행동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각성, 그리고 국민을 존경하는 올바른 정치에 대한 거의 생각이 빼곡히 담겼습니다.

    [박명림/김대중도서관장]
    "한 사회가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그런 민주주의로 발전하는 데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고난과 희생이 필요했을까…"

    "역사는 반복하지 않아야 할 것을 반복하려 하고, 정치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는다."

    고인의 일기를 엮은 김대중도서관장의 말처럼, 계엄은 반복됐고 정치는 국민을 존경하는 마음을 잊었습니다.

    빛 바랜 일기 속 기도와 각성이 반세기가 지나도록 의미를 갖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변준언 / 영상편집: 배우진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