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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발바르③] 북극곰은 자갈밭에서 어슬렁‥북극 마을은 영구동토층 녹아 집 휘청

[스발바르③] 북극곰은 자갈밭에서 어슬렁‥북극 마을은 영구동토층 녹아 집 휘청
입력 2025-07-24 20:40 | 수정 2025-07-2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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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기후위기는 인간은 물론 동식물의 삶의 터전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가파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북극의 생태계도 큰 위험을 맞고 있는데요.

    얼음이 사라지다 못해 이제는 땅도 녹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는 세계 최북단 마을에 김현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편평한 돌산은 빙하 침식 지형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풍경은 이제 전형적이지 않습니다.

    하얀 눈밭은 사라지고 북극 동물들이 쉴 얼음도 녹고 있습니다.

    바다코끼리 수십 마리는 얼음 대신 백사장 같은 모래 바닥 위에서 숨을 고릅니다.

    "저기 누워 있는 거 보이시죠. 70에서 100마리 정도."

    흰 얼음이 아닌 돌바닥 위에서 어슬렁거리는 북극곰.

    얼음 위 동물들이 줄면서 사냥이 어려워진 북극곰은 사람 사는 마을까지 넘어오고 있습니다.

    마을에서는 총을 맨 사람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닐스/지역가이드]
    "곰이 나타날 경우를 대비해 안전을 위해서 갖고 다닙니다. 곰을 쫓기 위한 장비를 갖고 있어요."

    삶의 터전이 흔들린 건 동물만이 아닙니다.

    약 2천 명이 살고 있는 스발바르제도의 수도 롱이어비엔.

    사람이 사는 최북단 마을입니다.

    여름이 되면 땅 윗부분은 녹지만 수 미터 이상의 땅속은 일 년 내내 녹지 않는 영구 동토층인 지역입니다.

    [안데르스 쇼마커/북극대 지구과학과 교수]
    "영구동토층을 파서 하수관과 전력 케이블을 묻을 수 없기 때문에 집들을 기둥 위에 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엔 단단했던 영구동토층이 물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박아뒀던 나무 기둥이 좀 불안정해지면서 건물 아래에는 나무들을 쌓아놨고요. 더 이상 건물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 지지대를 받쳐놨습니다.

    콘크리트 도로를 제외하면 마을 땅 대부분은 질퍽질퍽한 늪처럼 됐습니다.

    한 켠엔 영구동토층이 녹은 물이 계곡처럼 콸콸 흐릅니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물이 땅 밑에서 솟아오르고 있는데요.

    이렇게 땅을 밟으면 푹신푹신한 상태입니다.

    지난 2020년 7월, 평소 영상 10도 안팎이던 롱이어비엔의 최고기온은 무려 21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40년간 롱이어비엔의 연평균 기온 상승폭은 전 세계 평균보다 약 5배 큽니다.

    [마틴 피알라/ 현지 카페 주인]
    "평균 기온과 최고기온은 해마다 계속 오르고 있는 걸로 보이죠."

    영구동토층이 있는 툰드라 지역에는 원래 토양의 수분을 지켜주는 이끼류가 자랐습니다.

    그런데 기온이 올라가면서 관목류인 크로우베리가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카리 앤/북극대 북극·해양생물학과 교수]
    "최근 20년 동안 크로우베리가 60%나 많아진 걸 확인했어요. 아마도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관목은 이끼류보다 햇빛을 더 흡수하고 지표 온도를 높여 영구동토층을 녹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영구동토층에는 지구 전체 토양 탄소의 절반인 1천7백 기가톤의 탄소가 저장돼 있습니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이 탄소들이 방출되면 지구 온난화와 기후위기의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김승우 / 타이틀: 이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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