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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억 인출, 집 주소는‥" 옆 창구 대화 엿듣고 결심한 은행원강도

[단독] "3억 인출, 집 주소는‥" 옆 창구 대화 엿듣고 결심한 은행원강도
입력 2025-07-29 20:24 | 수정 2025-07-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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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제 은행 직원이 노인 고객 집에 침입해 벌인 강도 사건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 직원은 옆 창구에 앉은 노부부가 하는 말을 듣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건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어제 낮 12시쯤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한 지역농협.

    사복 경찰 십여 명이 들이닥칩니다.

    곧이어 이들에 둘러싸인 채 한 남성이 끌려나옵니다.

    고객의 집을 찾아가 강도짓을 벌인 농협 직원, 황 모 씨입니다.

    출근 전인 새벽 2시쯤, 황 씨는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80대 노부부가 사는 아파트에 침입했습니다.

    이들을 흉기로 위협해 몸을 묶어놓은 뒤, 현금 2천여만 원과 귀금속 등 모두 6천5백여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흉기를 잡았어, 내가. 많이 놀랐죠. 놀라기는 놀랐지…"

    거액의 현금이 보관돼 있던 집을 황 씨는 어떻게 알았던 걸까요.

    이달 초, 황 씨가 일하던 은행에 노부부가 찾아왔습니다.

    황 씨 바로 옆 창구에 앉은 노부부는 "현금 3억 원을 찾으러 왔다"고 말했습니다.

    대화 도중 집 주소까지 큰소리로 불러줬습니다.

    엿들은 정보가 범행의 발단이었습니다.

    황 씨는 노부부가 사는 아파트 단지를 찾아와 침입 방법을 짰고, 흉기와 케이블타이까지 직접 구매했습니다.

    범행을 마친 황 씨는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은 뒤 아무 일 없다는 듯 출근했습니다.

    [포천농협 관계자(음성변조)]
    "<출근했을 때는 좀 상태가 어때 보이셨어요?> 뭐 정상적이죠. 그냥 평소하고 다름이 없었죠. 나와서 청소하고…"

    은행 직원이 고객 정보를 범행에 악용했단 사실에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전종선]
    "은행원이 그랬다는데 더 충격이죠. 더 큰 충격이고. 어떻게 앞으로 돈을 찾으며…"

    스마트폰 금융 거래가 익숙지 않은 고령층은 걱정이 더 컸습니다.

    [전순덕]
    "카드 같은 걸 잘 쓸 줄 모르니까 은행으로 가서 직접 상담원하고… 집주소는 맞느냐고 물어보면 맞다고 고개 끄덕끄덕하고…"

    범행 동기와 관련해 황 씨는 계속 함구하고 있으며 별다른 빚도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오늘 밤 황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농협은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임지환 / 영상편집: 김은빈 / CG: 이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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