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고가의 위스키를 직구하면서 세금을 내지 않은 밀수범들이 적발됐습니다.
의사와 대학교수, 기업 대표였는데요.
밀수한 위스키가 5천 병 이상, 시가로 52억 원에 달했습니다.
김건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치과병원의 창고.
선반에 의료용품 대신 위스키가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반대편 선반에도 1층부터 4층까지 고급 위스키들로 가득합니다.
상자째 보관 중인 것도 많고, 같은 종류가 나란히 진열된 것들도 있습니다.
이 병원 의사는 6백여 차례에 걸쳐 해외직구 형태로 위스키를 밀수했습니다.
3억 원 상당을 들여오면서 가격을 낮춰 신고하고, 타인 명의를 사용하는 수법으로 세금은 거의 내지 않았습니다.
탈루한 세금만 4억 3천만 원입니다.
[이철훈/서울본부세관 조사1국장]
"관세, 주세, 교육세 등 세액을 줄일 목적으로 해외 직구를 통해 위스키를 구매한 후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거나 구매 가격을 낮게 신고…"
세관 당국은 고소득자들이 모인 동호회에서 초고가 위스키를 밀수해 즐기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10명의 밀수범을 잡았는데, 안과 의사와 치과 의사, 교수와 기업체 대표도 있었습니다.
이들이 밀수한 위스키는 모두 5천4백여 병, 시가로 무려 52억 원에 달했습니다.
가장 비싼 건 1병에 2천3백만 원이었고, 혼자서 1천6백 병 넘게 밀수한 사람도 있습니다.
통상 1천만 원짜리 위스키 1병을 수입하면 관세와 주세, 교육세 등을 합쳐 세금이 1천5백만 원이 넘습니다.
고가의 술에 높은 세금을 매기는 한국의 주세 체계 때문인데, 밀수범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온갖 수법을 동원했습니다.
수입신고 없이 밀수하기도 하고, 심지어 위스키를 유리제품이라고 속여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관세청은 적발된 10명에게 세금 41억 원을 추징하고, 모두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또 같은 수법의 밀수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 영상편집: 김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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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건휘
김건휘
병원 창고에 의료용품 대신 위스키 '가득'‥원장님은 '밀수범'
병원 창고에 의료용품 대신 위스키 '가득'‥원장님은 '밀수범'
입력
2025-08-05 20:30
|
수정 2025-08-0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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