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3년 전, 한강 이남과 경기 남부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1만 대가 넘는 차량들이 침수되고 10여 명이 목숨을 잃었죠.
이후 침수를 막기 위해 물막이판 장치들이 곳곳에 설치됐는데요.
제대로 설치가 된 건지, 실제 예방 효과는 있을지 류현준 기자가 방재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건물.
장치를 작동시키자 지하주차장 입구에 있던 1미터 높이의 커다란 판이 올라옵니다.
주차장 침수를 막기 위한 물막이판입니다.
[정창삼/인덕대학교 스마트건설방재학과(MBC 재난자문위원)]
"침수가 된다는 걸 너무 두려워하지만 말고 우리 건물은 이런 차단 시설이 있다는 걸 홍보를 하게 되면 저지대라든가 위험 지역에 있는 건물이라도 오히려 건물의 가치도 높일 수 있고…"
5분 거리의 주택가.
도로를 향한 반지하 집들의 창문마다 틀이 붙어있습니다.
비가 오면 바로 물막이판을 끼울 수 있게 설치한 겁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지대가 낮아서 많이 침수가 됐어요. 재작년에 여기 공사를 앞쪽에 공사를 해서 이번에 비가 많이 오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과연 침수 예방에 효과가 있을까.
집집마다 물막이판의 높이는 제각각, 낮은 곳은 40cm도 채 안됩니다.
환경부가 만든 도시 침수위험지도를 보면 100년 빈도의 폭우가 내릴 때 일대의 예상 침수높이는 대부분 50cm수준이고 최대 2m까지 잠기는 곳도 있습니다.
3년 전과 같은 규모의 폭우가 또 내릴 경우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창삼/인덕대학교 스마트건설방재학과(MBC 재난자문위원)]
"설치했다 안 했다가 중요한 게 아니고 그 지역에 맞게 적절한 높이의 침수를 막을 수 있는 물막이판을 잘 설치해야 하는 기준이 필요한 겁니다."
한 건물 안에서도 주변보다 지대가 더 낮은 곳인데요.
그만큼 더 높은 판이 필요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물은 같은 건물이라도 더 낮은 곳을 향해 흘러갑니다.
그래서 한 건물에서도 예상 침수 높이를 정하고 그에 맞는 높이 이상으로 시설을 설치해야 방어가 가능한 겁니다.
현재 서울시 침수 우려 지역의 물막이판 설치율은 3분의 2 수준.
단순히 설치율만 높일 게 아니라 현장에서 재난 대응 기준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관리와 점검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박문경 / 3D 디자인: 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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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류현준
류현준
극한호우 위협 커지는데‥"물막이판 엉터리 설치 수두룩"
극한호우 위협 커지는데‥"물막이판 엉터리 설치 수두룩"
입력
2025-08-06 20:38
|
수정 2025-08-0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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