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2년 전 한 초등학교에서 상급생이 2학년 아이를 화장실 변기에 앉혀 놓고 리코더 등으로 머리를 마구 폭행한 뒤, 일주일 만에 다시 불러 주먹으로 눈과 얼굴 등을 때려 크게 다치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 가해자는 김건희 씨의 최측근인 김승희 전 비서관의 딸이었는데, 당시 사건 처리 과정은 물론 결과들 두고서도 심각한 의혹이 제기됐죠.
그런데 MBC 취재 결과 이 사건 학폭심의위를 앞두고 당시 영부인이었던 김건희 씨가 난데없이 교육부 차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길게 통화하고 김승희 전 비서관과도 집중적으로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김지성 기자의 단독보도로 오늘 뉴스데스크 시작합니다.
◀ 리포트 ▶
지난 2023년 10월.
김건희 씨의 최측근 김승희 당시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 사퇴했습니다.
자녀 학교폭력 사건 무마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몇 시간 만에 사표가 수리됐습니다.
[이도운/당시 대통령실 대변인(2023년 10월 20일)]
"부모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고 즉각 수리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학폭 사건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건은 이보다 석 달 전에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2023년 7월 10일과 17일.
당시 초등학생이던 김 전 비서관 자녀가 후배를 학교 화장실로 데려가 때렸습니다.
학교는 두 번째 폭행이 이뤄진 이틀 뒤 7월 19일, 긴급조치로 김 전 비서관 자녀에게 출석 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날 김 전 비서관의 아내가 돌연 자신의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바꿨습니다.
같은 달 리투아니아 순방에서 찍힌 남편 김 전 비서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엔 가해 학생 부모의 배경이 대단하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의원(2023년 10월 20일,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
"남편과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을 올려놓았으니 카톡을 주고받는 학부모들과 선생님까지 아이의 부모가 누구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7월 20일, 김건희 씨가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오후 4시 17분 장상윤 당시 교육부 차관에게 전화를 건 겁니다.
통화는 8분 48초 동안 이어졌습니다.
아무 권한도 없는 영부인이 교육부 차관에게 이례적으로 직접 연락한 겁니다.
다음 날 초등학교 측이 교육지원청에 학폭심의위 개최를 요청했는데, 4주 안에 개최하는 것이 원칙인 심의위는 두 달 뒤인 9월 21일에야 열렸습니다.
심의가 밀려있는 학폭 사건이 많다는 이유였습니다.
결국 피해 아동 가족이 요구했던 강제전학 처분은 이뤄지지 않았고 학폭심의위는 가해학생에게 출석정지 10일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이 학폭심의위를 앞둔 시점에는 김건희 씨와 김 전 비서관의 통화도 늘어났습니다.
두 사람은 2023년 7월부터 9월까지 모두 13차례 통화를 했는데 9번의 통화가 학폭위 직전 한 달 사이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통화 시간을 합치면 30분 가까이 됩니다.
김승희 전 비서관은 김건희 씨와의 통화 내용을 묻는 MBC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장상윤 전 교육부차관은 영부인과의 통화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는 취지로 김 여사와의 통화 사실은 인정했지만 "통화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고" 김승희 전 비서관 자녀 학폭 사건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장 전 차관은 학폭심의위 약 두 달 뒤 대통령실 사회수석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MBC뉴스 김지성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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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지성
김지성
[단독] 최측근 김승희 자녀 학폭 사건 직후‥김건희 교육부 차관에게 전화
[단독] 최측근 김승희 자녀 학폭 사건 직후‥김건희 교육부 차관에게 전화
입력
2025-08-19 19:47
|
수정 2025-08-1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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