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느새 8월 말인데, 올여름 한반도는 단 한 차례의 태풍 영향도 받지 않았습니다.
역대급 폭염을 만든 이중 고기압이 태풍을 막고 있다는데요.
류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주 초 발표된 제12호 태풍 '링링'의 예상 경로입니다.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던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해, 제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최대풍속이 초속 17미터를 넘지 않아 태풍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21일, 일본 가고시마 해상에서야 겨우 태풍으로 발달했지만 진로를 동쪽으로 틀어 한반도 대신 일본 규슈를 통과했습니다.
올여름 발생한 태풍은 모두 13개.
그러나 8월 말인데도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나라엔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됐고 강원 강릉에선 가뭄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더위를 발생시킨 한반도 상공의 강력한 '이중 고기압'이 태풍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차동현/유니스트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MBC 재난자문위원)]
"티베트 고기압이나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우 대기 하강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인데요. 고기압이 태풍을 억누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태풍이 발달할 수 없게 되거든요."
지난해에도 태풍은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았는데 역시 '이중 고기압'의 영향이 컸습니다.
1951년부터 재작년까지 한반도에 태풍이 상륙하지 않은 건 1988년과 2009년 뿐 입니다.
태풍이 주춤한 건 우리나라만의 현상도 아닙니다.
올해 북반구에서 발생한 태풍들의 세기와 지속기간을 평균내보니 지난 30년 대비 41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올해 국내에 태풍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가을 태풍의 가능성 때문입니다.
[차동현/유니스트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MBC 재난자문위원)]
"고기압이 쇠퇴를 하게 되면 진짜 태풍의 길이 열려서 9월이나 10월 초까지도 가을철 태풍이 발생할 확률이 있죠."
지난 2022년 많은 인명피해와 1조 7천억 대의 재산피해를 낸 태풍 '힌남노'도 9월 초에 상륙한 태풍이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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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류현준
류현준
2년째 태풍 비껴간 한반도?‥"이중고기압이 길목 막았다"
2년째 태풍 비껴간 한반도?‥"이중고기압이 길목 막았다"
입력
2025-08-27 20:35
|
수정 2025-08-2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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