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두 번 연속으로 거부하며 방해했던 상황의 실상이, 오늘 당시 바디캠 영상 확인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당신이 검사를 해봤냐, 나는 검사 27년 해봤다, 내 몸에 손 하나 까딱 못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찍혀 있었고, 속옷 차림으로 반항했다는 특검 측 설명도 모두 사실로 전해졌는데요.
하지만 의자에서 떨어져 다쳤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설명은 사실이 아니었고, 속옷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있다가 스스로 바닥에 내려앉은 거라고 합니다.
송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첫 체포영장 집행 당시, 수의를 입고 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영장을 본 뒤 이를 툭 던지더니 체포를 거부하고 드러누웠습니다.
잠시 집행을 멈췄던 특검 관계자들과 교도관들이 다시 들어서자, 이미 알려져 있듯 윤 전 대통령은 수의를 벗어 던진 채 이불을 덮고 반항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술 거부할 사람을 뭐 하러 조사하냐", "당신이 검사를 해봤냐? 안 해봤지 않냐"고 반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겨있었다고 합니다.
6일 뒤 2차 집행.
윤 전 대통령은 이번엔 아예 처음부터 수의을 갖춰 입지 않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이었던 분이 이러는 모습은 후배들 보기에도 안 좋다", "옷 좀 입고 이야기하자"는 설득에도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을 만나게 해달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다시 수의를 챙겨입은 뒤 면담 장소로 가던 윤 전 대통령은, 호송차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내 몸에 손 하나 까딱 못한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윤 전 대통령을 만난 변호인들은 특검과 교도관들을 향해 "강제력 행사는 불가능하다"고 반복해서 경고했습니다.
변호인단 중 한 명은 "저도 검사 생활 28년을 했지만 교도관이 억지로 못 뺀다"고 말했고 윤 전 대통령도 "내가 검사 27년 했는데 합법이면 자발적으로 안 나가겠냐", "공직 생활해야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거 시켜서 되겠냐"고 교도관들이 압박감을 느낄만한 발언들을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자신이 있던 '국정농단' 특검팀이 과거 구치소에서 최서원 씨를 강제구인한 적이 있다는 지적을 의식했는지 "최순실도 8번 만에 스스로 나왔다"고 언급하며 자신은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전화 너머로 상황을 듣고 있던 특검보는 "다치지 않게, 체포해 호송해 오라"고 지시했고, 교도관들이 앉아서 버티는 윤 전 대통령을 의자째로 옮기려 하고, 여의치 않자 양다리를 들어 올리려고도 했지만, 시도는 끝내 중단됐습니다.
결국 특검보가 전화 너머로 윤 전 대통령에게 출석을 권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완강히 거부하면서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영상을 확인한 범여권 법사위원들은 집행 과정에 불법은 없어 보인다며 윤 전 대통령이 정당한 법집행을 방해하고 저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은정/조국혁신당 의원 (국회 법사위)]
"내가 체포영장 거부하면 집행 못 하는 거라는 취지의 발언은 무슨 조선시대의 왕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1차 집행, 2차 집행하는 내내 혼자서 90% 이상을 혼자서 발언하고 있습니다."
또, 윤 전 대통령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고, 오히려 변호인 야간 접견 등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도 지적했습니다.
MBC뉴스 송정훈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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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훈
송정훈
"당신이 검사해봤냐? 내가 거부하면 집행 못해" 尹 체포영장 집행 무산 어떻게?
"당신이 검사해봤냐? 내가 거부하면 집행 못해" 尹 체포영장 집행 무산 어떻게?
입력
2025-09-0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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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9-0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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