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냉전 30여년‥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다가오나

◀ 앵커 ▶

탈냉전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에 선 북중러 정상.

66년 전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의 바로 옆에 섰는데요.

북한과 러시아를 양옆에 세운 중국의 모습은, 한미일과 북중러로 나뉘는 새로운 갈등을 예고하는 장면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장미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전 세계의 관심은 열병식 초반부터 나란히 등장해 함께 움직인 세 정상에게 집중됐습니다.

1959년 북한과 중국, 소련 정상이 만났을 때 김일성 주석은 저우언라이 총리 옆, 마오쩌둥 주석의 왼쪽 4번째 자리에 섰습니다.

66년이 지난 오늘, 김정은 위원장의 자리는 시진핑 주석의 바로 왼편으로 달라졌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장면을 김 위원장이 환하게 웃으며 경청하는 모습은 상징적이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양옆에 세운 시진핑 주석은 중국을 세계 평화를 위한 세력으로 정의하며 패권주의에 반대해 올바른 길에 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결코 작은 나라와 약한 나라들이 강대국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는 정글의 법칙으로 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관세전쟁을 시작으로 미국과의 갈등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다자주의', '국제법의 지배', '주권 평등'을 강조하며 미국의 패권에 맞서는 대안적 질서를 주장한 것입니다.

중국은 이런 새로운 질서의 동반자로 러시아와 함께 북한을 내세웠습니다.

서방이 지원하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와 북한의 정상과 시진핑 주석이 나란히 서는 모습을 전 세계에 내보냈습니다.

러시아, 북한과 함께 반미 국가들을 규합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미국 등 서방에 전달한 것입니다.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립이 깊어지면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중요한 우리로선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북중러 3국의 협력이 앞으로 실질적인 조치로까지 이어질지 지금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오늘 북중러 3국 정상의 만남이 전후 국제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상징적 장면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MBC뉴스 장미일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상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