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열병식에 참석 후, 평양에 돌아온 지 하루도 채 안 돼,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소개하고 딸 김주애의 모습도 담긴 기록 영화를 방영했습니다.
이번 회동에서 북한이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중러의 밀착이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김필국 논설위원이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망루에 오르기 전부터 열병식이 끝날 때까지 시진핑 중국 수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좌우에 두고 함께 움직였습니다.
열병식에 등장한 최신 무기보다 국제사회는 이 모습에 더 주목했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이 모습을 부각하며 김 위원장의 다자외교 데뷔전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TV]
"경축행사에 초대된 세계 여러 나라 국가 및 정부 수반들, 국제기구 지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셨습니다."
열병식에 참석한 20여 개국 정상들 앞에서 북중러 정상이 나란히 서서 이끄는 듯한 장면은 북한 주민들에게 강성대국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기제가 될 수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내부에서 선전해왔던 전략국가다라는 수사적 표현이 (북한 주민들에게) 현실로, 시각적으로 확인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누가 봐도 미국을 염두에 둔 듯한 연설로 의미를 부여했고,
[시진핑/중국 주석]
"절대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으로 돌아가면 안 됩니다. 어느 때든지 우리는 평화발전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 두 강국과 나란히 반미 반서방연대를 이끄는 강국임을 과시하는 효과를 거둔 셈입니다.
6년 만의 정상회담으로 한동안 소원했던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됐음을 알리는 동시에, 북러 관계의 끈끈함도 다시 드러냈습니다.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외톨이로 여겨지던 북한이 다자 무대에서 존재감을 확대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한층 복잡해졌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좀 더 움직이면서 대화의 흐름들이 나올 수 있는 과정으로 진입할 수 있다.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능력을 보여주면서 해법을 찾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북미대화를 위한 문턱은 더 높아졌고,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의 위상임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대접받는 세계를 원했던 것인데 사실상 이번에 핵보유국으로서의 간접적 지지 효과를 얻었다라고 보는 것, (북한에겐) 이게 가장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에 앞서 중요 군수기업소와 미사일총국 산하 연구소를 시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재편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은 갈수록 복잡한 고차방정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필국입니다.
영상편집: 권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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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필국
김필국
[통일전망대] 강화된 김정은 입지‥복잡해진 한반도 정세
[통일전망대] 강화된 김정은 입지‥복잡해진 한반도 정세
입력
2025-09-0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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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9-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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