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 극우 인사 중 한 명인 모스 탄 교수는 지난 7월 서울시 인권포럼 강연자로 초청되기도 했었는데요.
서울시가 결국 섭외를 취소하긴 했지만, 당시 20분 남짓 강연에 강연료는 물론 왕복 비즈니스 항공권, 5성급 호텔 숙박 등 2천만 원에 달하는 지원을 약속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정선거론자의 방한에 국민 세금이 들어갈 뻔했던 겁니다.
구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7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한국계 미국인 부정선거론자 모스 탄 교수가 입국했습니다.
[모스 탄/교수]
"한국의 많은 중요한 기관들이 공산주의자들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극우 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고, 구속된 윤 전 대통령 접견도 신청하는 등 부정선거론을 퍼뜨리는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접견이 제한되자 윤 전 대통령은 탄 교수의 음모론에 호응하는 편지를 쓰기도 했습니다.
[전한길/유튜버 (윤석열 전 대통령 편지 대독, 7월 16일)]
"글로벌리즘은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을 구축하여 국가도, 주권도, 자유도 거기에 매몰되고‥"
그런데 이런 음모론자를 초청했던 주체 중 한 곳인 서울시가 20분 남짓한 기조연설에 거액을 약속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시 측이 지난 여름 탄 교수를 '인권 포럼' 연사로 섭외하며 주고받은 메일 내용입니다.
6월 9일, 포럼 기획을 맡은 업체가 "연사로 초청하고 싶다"며 "기조연설 20분을 부탁한다"고 요청합니다.
이에 탄 교수는 "사례금은 5천 달러에서 1만 달러 사이"라고 답합니다.
한화로 7백만 원에서 1천350만 원.
서울시 측이 책정한 연사 1인당 섭외비 1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그럼에도 업체는 '6000달러 지급'에 더해 왕복 비즈니스 항공권과 5성급 호텔 숙박까지 약속했습니다.
20분 연설에 국민 세금 2천만 원 지원을 약속한 겁니다.
인권 포럼 전체 예산 1억 3천만 원의 15%가 넘는 금액입니다.
여론 악화로 부랴부랴 섭외를 취소할 때에는 서울시에서 직접 나섰습니다.
담당자가 "내부 사정으로 섭외를 취소하게 됐다"고 하자 모스 탄은 "유감스럽다"면서 항공권과 숙박은 제공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서울시는 "섭외 취소에 번복은 없다"면서도 비용 지원에 명확한 거절 의사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극우 인사에게 20분에 무려 800만 원이라는 막대한 강연료를 시민 세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나 실제 비용 지급 내역 등을 추가로 확인해서‥"
서울시는 강연을 취소하면서 강연료와 항공료, 숙박비도 모두 제공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황주연 / 영상편집: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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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나연
구나연
'강연료에 비즈니스티켓, 5성 호텔까지', 모스 탄에 약속했던 세금
'강연료에 비즈니스티켓, 5성 호텔까지', 모스 탄에 약속했던 세금
입력
2025-09-09 20:08
|
수정 2025-09-09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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