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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심사관조차 "죄 없는데 왜 잡혀왔나"‥합법도 무더기 쇠사슬 체포

이민 심사관조차 "죄 없는데 왜 잡혀왔나"‥합법도 무더기 쇠사슬 체포
입력 2025-09-11 20:17 | 수정 2025-09-1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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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미국과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군사작전을 벌이듯 급습해, 수백 명의 노동자를 쇠사슬로 묶어 끌고 간 조치가 과연 적법한 것이었는가, 하는 건데요.

    특수 장비 설치를 맡은 기술 인력들은 규정대로 비자를 받아 일을 하다가 졸지에 끌려가 구금시설에 갇혔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이민 심사관조차 죄도 없는데 왜 잡혀왔냐고 묻기도 했다는데요.

    나세웅 뉴욕특파원이 이 문제를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미국 국토안보국은 군사작전을 벌이듯 장갑차와 헬기까지 동원해 공장을 급습했습니다.

    중무장한 요원들이 노동자들을 줄 세워 비자를 확인했습니다.

    [김 모 씨/배터리 공장 건설 관리자]
    "E2(비자)는 이쪽에 서고, B1·B2(비자) 이쪽에 서 가지고… 다들 이렇게 앉아 가지고 한 명씩 한 명씩 가 가지고…"

    단기 상용비자, B1 비자는 취업이 안된다는 이유만으로, 소명 절차 없이 줄줄이 수갑을 채우고 쇠사슬로 묶어 끌고 갔습니다.

    B1 비자를 심사해 발급하는 미 국무부 지침에는, "외국산 장비를 납품하며 설치, 가동, 수리하거나 이를 대행할 미국 노동자를 훈련시킬 때 발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공장에 있다고 해서 불법이 아니란 것을 미국 정부 스스로가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인 기술자 상당수가 이에 따라 B1 비자를 적법하게 발급받아 미국이 지어 달라는 공장 건설에 투입됐습니다.

    배터리 공장에 들어갈 첨단 장비들은 제조 업체가 아니면 다루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판매 계약 때부터 설치와 운용을 맡기로 하고 비자를 받았습니다.

    [김운용/이민 전문 변호사(조지아주)]
    "비자 신청할 때 그 계약서 제시를 했었고요. 그리고 그 계약서에서 제시하는 그 업무 내용 범위가 이제 분명하거든요. 너무 막무가내식 단속을 벌인 게 아닌가."

    극히 과도한 단속이었다는 명백한 증거는 또 있습니다.

    한 협력사 여성 프로그래머는, 계측 제어 장비의 설치를 맡았는데, 역시 B1 비자로 합법적으로 근무하다가 케이블 타이로 묶여 끌려갔습니다.

    이 여성 프로그래머를 담당한 이민국 심사관은 "이민법 위반이 아닌데 왜 잡혀왔냐"고 오히려 반문했다고 소속 회사는 MBC에 전했습니다.

    그런데도 백악관은 여전히 적법한 법 집행이었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근무 경험이 있는 미국 외교관은 MBC에 "한미 동맹이 살아남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한탄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양국 관계가 입은 상처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안정규(뉴욕)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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