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이승지

조끼 벗어주고 순직‥"왜 혼자 출동" 유족 분통

조끼 벗어주고 순직‥"왜 혼자 출동" 유족 분통
입력 2025-09-11 20:43 | 수정 2025-09-11 22:11
재생목록
    ◀ 앵커 ▶

    오늘 새벽 갯벌에 갇힌 노인을 구하러 들어갔다 실종된 30대 해양경찰관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부력조끼를 벗어주는 모습이 순찰용 드론에 마지막 모습으로 찍혔는데요.

    유족들은 혼자 구조에 투입된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승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캄캄한 밤, 물이 차오르던 갯벌 한가운데 두 사람이 서 있습니다.

    한 남성이 입고 있던 부력조끼를 벗어 건네주자, 조끼를 받은 남성이 재빨리 껴입습니다.

    조끼를 건넨 남성의 상의에는 '해양경찰' 네 글자가 선명합니다.

    오늘 새벽 3시 반쯤, 갯벌 고립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천해경 영흥파출소 소속 34살 이재석 경장입니다.

    이 경장은 손전등과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에 의지해 구조에 나섰습니다.

    빠르게 차오르는 물살에 몸을 휘청거리면서도, 다리를 다친 남성이 조끼를 다 입자 드론을 향해 두 손으로 원을 만들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게 이 경장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함께 헤엄쳐 나오던 중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고, 바다 위에 혼자 떠 있던 70대 중국 국적 남성만 새벽 4시 20분쯤 구조됐습니다.

    [구조대원]
    "혼자예요? 혼자?"

    이 경장은 오늘 오전 9시 40분쯤 실종 지점으로부터 1.4㎞ 떨어진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이 경장은 민간업체가 위탁운영 중인 지자체 순찰용 드론이 해당 갯벌에서 사람 형태가 감지됐다며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하자 혼자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들은 "2인 1조 출동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고 이재석 경장 유족]
    "<왜 혼자 보냈냐고 저희가 따지고 물었을 때 아무 답변 못 했어요.> 동료 직원들이랑도 얘기를 했는데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답니다."

    이 경장은 여러 차례 경찰 표창을 받을 정도로 안전관리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이 경장 장례는 중부해경청장 장으로 엄수되며 영결식은 오는 15일 인천해경청사에서 거행됩니다.

    해경은 순직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는 한편, 사고 경위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승지입니다.

    영상취재: 이원석 / 영상편집: 김은빈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