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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 그림 어때요?" 교수님의 집요한 부탁

[단독] "내 그림 어때요?" 교수님의 집요한 부탁
입력 2025-09-16 20:20 | 수정 2025-09-1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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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수도권의 한 예술대학원 교수가 학생과 강사진에게 자신의 그림을 강매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해당교수는 강매한 적 없다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했는데, 학생에게 흥정하듯 그림 가격을 부르는 대화 녹음이 드러났습니다.

    박솔잎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올해 한 수도권 대학교에서 미술 전공 석사 학위를 받은 이 모 씨.

    졸업 전시회 심사를 맡았던 김 모 교수가 지난 6월 집 근처로 찾아왔다고 합니다.

    [김 모 주임교수]
    "제가 지도를 좀 해드리니까 제가 부탁하고 싶은 거는, 뭘 좀 쓸 데가 있어서, 혹시 소품을 소장해줄 수 있어요?"

    김 교수가 그러더니 승용차에서 그림 두 점을 꺼냈다고 합니다.

    [김 모 주임교수]
    "하나를 원래 한 300 정도는 받는데, 하나 하면 200이면 좀 너무 비싼가요?"

    이 씨가 머뭇대자 반값이 됐습니다.

    [김 모 주임교수]
    "두 개를 해서 300은 어때요? 제가 사실 300 정도가 필요해서요, 두 개니까 150씩. 원래 하나 가격이죠."

    김 교수는 그림을 떠넘기다시피 하고 갔다고 합니다.

    [김 모 주임교수]
    "앞으로 제가 지도하고 이러면 또 그 정도는 비싼 거는 아니고 또 소장 가치도 있잖아요. 그리고 얘기는 하지 마세요."

    그림과 함께 받은 명함입니다.

    김 교수 은행 계좌번호가 손글씨로 적혀 있습니다.

    이 씨는 고민하다 며칠 뒤 그림을 돌려줬고, 박사 진학을 포기했습니다.

    김 교수가 불러 작업실을 찾아갔다 같은 말을 들은 시간강사도 있습니다.

    [박 씨/시간 강사 (가명, 음성변조)]
    "'그림 어떠냐' 그러니까 저는 그냥 당연히 '좋죠, 좋아요' 하니까, '그렇게 좋으시면은 한 번 소장하는 건 어떠세요?'"

    김 교수가 수업 배정 권한을 갖고 있는 학과장이었지만, 불이익을 감수하고 작업실을 나왔다고 합니다.

    [박 씨/시간 강사 (가명, 음성변조)]
    "'솔직히 돈 100이 돈이냐' 이러면서 앞에 있는 난로를 가리키면서 '이런 걸 하나 사도 1백만 원, 2백만 원 되는데, 다음 주에 그러면은 저한테 돈을 보내주세요' 너무 노골적으로 나오시는 거예요."

    결국 김 교수의 그림을 샀다는 강사도 만났습니다.

    850만 원을 치른 그림 석 점을 창고에서 꺼냈습니다.

    [최 씨/시간 강사 (가명, 음성변조)]
    "그림을 팔아달라고 그래요. 시간 강사하면서 5백만 원짜리 그림을 사겠습니까? 내 그림도 단돈 50만 원에도 못 파는데‥"

    김 교수는 그림을 강매한 적 없다면서 자신이 피해자라고 했습니다.

    [김 교수 (음성변조)]
    "말씀드렸잖아요, 강매한 적 없다고. <판매는 맞지만 강매는 아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문제가 없어요. 제가 피해자에요."

    피해 고발이 잇따르자 학교는 김 교수를 학과장직에서 면직하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영상취재: 이원석 / 영상편집: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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