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해 저희가, 한 공공연구기관의 신입직원이 직장 상사의 괴롭힘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그 뒤 오히려 피해자의 내부 고발 때문에 힘들어졌다며 '가해자'가 피해자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고, 형사고소까지 한 뒤 고통을 호소하던 피해자가 세상을 등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상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2년 전 지방세연구원에 입사한 20대 김민석(가명) 씨.
입사하자마자 해병대 선배인 상사의 욕설과 폭행이 시작됐습니다.
[직속 상사 - 김 모 씨 (작년 1월)]
"진짜 XX 해병대를 쪽팔리지 말자. XX 다리 꼬지도 말고. 너 지금 말년 병장이야? XX 귓구녕에 X박았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열받아? <아닙니다>"
정규직이 못 되게 할 수 있다는 협박도 이어졌습니다.
[직속 상사 - 김 모 씨 (작년 1월)]
"6개월 수습 기간 종료할 때 니 평가 X같이 줘서 내가 날려봐, 누가 막아 그거?"
견디다 못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자, 연구원은 가해 상사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직장 내 갑질 사례로 인정받은 지 1년여.
다 끝난 줄 알았지만 지난 10일 김 씨는 가족에 "미안하다"는 편지만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징계를 당한 가해 상사는 피해자 김 씨를 오히려 '직장내 괴롭힘'으로 신고하고, 폭행으로도 맞고소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폭행 혐의가 약식기소로 인정되자 정식 재판을 청구하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피해자 김 씨가 괴롭힘 증거로 대화를 녹음했다가 사내 비리를 발견해 내부고발 했는데, 간부들이 이걸 문제 삼아 김 씨의 징계를 추진하고,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만들어 신고 한 겁니다.
궁지에 몰린 피해자는 국회의원에게 편지까지 보냈습니다.
[김성회/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지옥같이 살고 있고 직장을 못 그만두는 사정이 있어서 이러고 버틸 수밖에 없는데 너무 힘들게 한다'라는 하소연을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결국 김 씨는 동료에게 지쳤다는 말을 남긴 채 '지옥 같던' 근무를 스스로 끝냈습니다.
[김 씨 직장 동료 (음성변조)]
"민사 소송 때문에 힘들다고 자기 요새 그래서 그냥 회사 그만두고‥"
유가족은 '피해자'인 김 씨가 혼자 회사와 상사들을 상대하느라 힘들어했다고 전했습니다.
[故 김민석 씨(가명) 아버지]
"한 사람이 수십 명을 상대로 해야 되는데 벅찼던 거죠. 법률 자문도 이렇게 많이 물어보고‥ 그런데도 너무 안 되니까 벽에 막 부딪힌 것 같아요. 마지막에는‥"
20대 꽃다운 나이 신입 직원이었던 그가 2년간 버텼던 책상엔, 국화꽃이 놓였습니다.
연구원은 "고인과 유족께 위로를 전한다"며 "사실관계를 전면 재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故 김민석 씨(가명) 아버지]
"아 이게 그게 고쳐질까요? 한 사람을 위해서 이게 고쳐질까요? 의문스럽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희 가족들만 더 힘들 것 같고‥"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조은수 / 영상편집: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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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상훈
김상훈
"지옥을 살고 있습니다"‥입사 2년 만에 죽음 내몰린 신입
"지옥을 살고 있습니다"‥입사 2년 만에 죽음 내몰린 신입
입력
2025-09-17 20:24
|
수정 2025-09-1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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