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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길어지는 땅 꺼짐 조사‥사고 원인 나와도 있으나 마나

하염없이 길어지는 땅 꺼짐 조사‥사고 원인 나와도 있으나 마나
입력 2025-09-25 20:20 | 수정 2025-09-2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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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땅 꺼짐 사고는 보통 사고 원인을 밝히는 조사에 6개월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드물게 조사가 빠르게 이뤄지고 사고원인에 대한 결론이 나와도 누구에게 책임을 묻기도 어렵고, 그동안은 피해 보상을 받는 길도 막막했는데요.

    문다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시는 연희동 땅 꺼짐 사고 직후 곧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결과는 일주일 만에 나왔습니다.

    '복합적 원인'이라는 겁니다.

    '지질특성'과 '기후', '노후 지하매설물', '주변 공사' 등 네 가지 요인을 써놨습니다.

    어디에도 책임을 묻기 힘든 결론이었습니다.

    조사 담당부서에 직접 물어봤지만 담당자가 바뀌어 세부 내용을 더 파악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
    "복합적 원인이라고 돼 있는 거잖아요. 담당자가 아니라서 아마 그 정도밖에 알고 있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도 땅 꺼짐으로 사망 사고가 났습니다.

    승합차는 앞쪽으로 튀어오르며 폭삭 주저앉은 구덩이를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뒤따르던 오토바이 운전자는 그대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6개월이 지났지만 원인은 오리무중입니다.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를 끝내지 못한 겁니다.

    당초 5월 30일이었던 결과 발표가 두 달 뒤로 미뤄지더니 또 한 차례 조사 기간이 연장됐습니다.

    경찰 수사도 멈췄습니다.

    [이종섭/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
    "세상에 원인이 없는 거는 없죠. 원인이 없는데 결과가 나오지는 않겠죠. 근데 그거를 우리가 규명을 못 했을 뿐이죠."

    원인이 나와도 바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작년 9월 부산 사상구에서 대형 땅 꺼짐이 잇따르자 부산시가 감사에 착수해 교통공사 등의 관리감독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부산교통공사는 담당 직원들에게 훈계와 주의를 주는 데 그쳤습니다.

    시민단체는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정상래/부산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지난 6월, 부산경찰청 앞)]
    "부산교통공사와 관련 책임자들을 직무유기,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업무상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땅꺼짐은 867건, 이 중 깊이가 2m 이상인 대형 땅 꺼짐은 한 해에 10건 넘게 생기고 있습니다.

    이런데도 땅 꺼짐은 그동안 어느 법에도 재난·재해로 규정돼 있지 않아 피해 보상도 막막했습니다.

    땅 꺼짐 사고도 화재나 붕괴, 폭발처럼 사회 재난에 포함시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국토교통부를 땅 꺼짐 책임부처로 명시하는 법안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해 다음달부터 시행됩니다.

    MBC뉴스 문다영입니다.

    영상편집: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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