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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도 숨는 청년들‥'강요된 쉼'에 연간 11조 원 손실

명절에도 숨는 청년들‥'강요된 쉼'에 연간 11조 원 손실
입력 2025-10-02 20:40 | 수정 2025-10-0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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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라지만 집 밖으로 나서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습니다.

    높아진 취업 문턱과 거듭되는 구직 실패로 쉼을 강요당하며 멈춰 서게 된 청년들인데요.

    백승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청년들이 출근기록부에 도장을 찍습니다.

    실제가 아닌 가상 회사, 이른바 니트컴퍼니를 다니고 있습니다.

    반복된 구직실패 등으로 스스로를 가둔 청년들에게 사회로 돌아올 수 있는 연습을 제공하는 시설입니다.

    [정정도]
    "뭘 하기가 약간 버거운 거예요. 뭔가 거절을 당할까 봐‥ 집에만 있다 보니까 저는 좀 단절이 된 느낌이거든요, 사회하고."

    30대 초반 이모씨도 몇 번의 대입실패 뒤 10년 가까이 무직상태로 외부와 접촉을 끊었습니다.

    명절이나 연휴도 이 씨에겐 피하고 싶은 날일 뿐입니다.

    [이 모 씨(음성변조)]
    "그냥 저는 부채감이 들어요. 어른들을 걱정시킨다는 뭔가 죄의식이 들고‥"

    학교도 안 다니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은 50만 4천명.

    10년 전보다 40% 넘게 늘었습니다.

    처음부터 쉼을 선택한 청년은 드뭅니다.

    10명 중 7명은 직장 생활 경험이 있는데도 다시 일을 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김 모 씨(음성변조)]
    "작년에는 일단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조금 더 많이 연락이 왔었는데‥ 취직은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보니까."

    한국은 청년층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해 OECD 국가 중 고학력 비율이 가장 높지만, 그만큼 취업 문턱도 높습니다.

    학력은 기본이고 어학점수, 자격증, 대외활동, 관련 직무 경력 등 요구하는게 넘쳐납니다.

    그나마 경력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는 신입 채용은 전체 채용의 3%도 안됩니다.

    사회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의 나이는 점점 늘어나고, 구조적으로 쉼을 강요당하며 아예 은둔·고립 청년으로 고착화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성아/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또래다운 평범함'이라는 건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다라는 바람인데요. 고립·은둔이 장기화되면서 소위 '스펙'이 쌓이지 않은 청년들이 취업 시장으로 바로 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청년들의 좌절은 개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구직 중단 청년 50만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약 11조원.

    정부는 올해 700억원을 투자해 구직 단념 청년들을 발굴하고 취업 역량 개발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이관호 황주연 / 영상편집 :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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