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세월호와 이태원, 그리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차례상도 차려졌습니다.
명절이면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 찾아왔다는 시민들이, 그저 곁에 있겠다고 유가족들과 함께했습니다.
이승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오후 1시 59분,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9명을 상징하는 그 시간에 추석 차례상이 차려졌습니다.
송편과 전, 과일에 약과까지, 정성이 가득 담긴 명절 음식이 차례상에 올랐습니다.
어머니는 아직도 딸이 좋아하는 음식 하나하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이순/고 이해린 씨 어머니]
"저희 딸 같은 경우는 도라지하고 파지(파김치) 있잖아요. 그런 거 너무너무 좋아해서…"
벌써 3년이 다 되어가지만, 슬픔은 조금도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김이순/고 이해린 씨 어머니]
"<올해는 어떠세요?> 그러니까요. 좀 시간이 좀 되니까 더 슬프네요. 좀 더 슬퍼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딸이요? 해린이요. <해린 씨? 몇 살이셨어요?> 스물여섯. <저 스물여섯이에요. 맛있는 거 먹으면 많이 보고 싶잖아요.> 그러죠."
그래도 견딜 수 있는 건, 함께 하는 사람들 덕입니다.
[김난희/시민]
"가족들이 모이는 날인데 가족이 없는 그 빈자리를 더 크게 느끼실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곁에 있고 싶어서 왔습니다."
유족들은 3주기를 맞는 이번 10월을 '기억과 애도의 달'로 정하고 조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오후 4시 16분에 맞춰 모인 세월호 참사 유가족, 피자에 음료수 등 생전 좋아하던 음식을 놓고 아이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들은 참사 이후 첫 추석을 맞았습니다.
[김유진/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번 참사로 저는 저희 가족을 모두 잃었지만 또 여기서 다른 유가족분들과 다 다른 의미의 또 가족이 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궂은 날씨에도 남겨진 이들을 찾은 시민들,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위로의 손길을 건넨 하루였습니다.
MBC뉴스 이승지입니다.
영상편집: 박찬영 / 영상취재: 김준형·전효석·홍경석 (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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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승지
이승지
"우리 딸은 도라지를 좋아해요"‥참사 유족들의 차례상
"우리 딸은 도라지를 좋아해요"‥참사 유족들의 차례상
입력
2025-10-0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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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0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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