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노인 일자리를 7만 개 더 만들겠다는 게 지난해 정부가 내세운 목표였습니다.
이를 위해 예산이 200억 원 가까이 들어가는 '노인 아이돌보미 사업'도 올해 시작했는데요.
사업 추진 아홉 달이 지난 현재 상황은 어떤지 배주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이돌보미를 교육하는 강의실에 60대 이상 어르신 19명이 함께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돈을 내는 게 아니라 받으면서 듣는 교육입니다.
[교육 참가자]
"(교육 시작할 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여기 와서 수업받는 것 자체가 취업이 된 걸로 간주되기 때문에…"
정부가 올해 시작한 '노인 아이돌보미' 사업은 두 달동안 교육을 한 뒤 등하원 등을 돕는 아이돌보미로 일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데, 교육 때부터 매달 73만 원씩 지급합니다.
지난 8월까지 교육받은 사람은 2천40명.
하지만 정작 노인 아이돌보미로 일하는 사람은 252명으로 10%를 겨우 넘겼습니다.
지원금까지 주며 두 달간 교육시켜 놓고서는 일자리 연결은 못 시켜준 겁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찾는 사람이 적었습니다.
[아이돌보미 사업 관계자]
"나이 드신 아이 돌보미들을 선호하지 않으세요. 가정에서 선호하지도 않는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어르신들 막 배정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게다가 아이돌보미 이용 가정을 이어주는 기존 성평등가족부 시스템을 노인 일자리 수행기관도 활용하려면 시스템 재구축이 필요한데, 여기에만도 6개월이 걸렸습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참여자 대부분을 다른 노인 일자리 사업에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는 노인 일자리를 7만 개 더 늘리겠다면서 그중 5천 개를 '아이돌보미'로 잡고, 예산도 195억 원이나 책정했습니다.
하지만 예산 편성 단계에서 국회도 "참여자가 중도 포기하거나 가정 연계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할 정도였고, 이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서미화/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장 의견을 무시한 채 195억짜리 사업을 강행해서 노인들은 물론이고 담당 공무원과 전담 인력 등 모두가 피해를 봤습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올해까지만 유지한 뒤 사업을 종료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배우진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배주환
배주환
[단독] 노인 일자리 5천 개라더니‥결과는 혈세 낭비?
[단독] 노인 일자리 5천 개라더니‥결과는 혈세 낭비?
입력
2025-10-06 19:55
|
수정 2025-10-06 20:10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