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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병세척기는 보호자가 쓰니까 어른용품?‥미세플라스틱 어쩌나

젖병세척기는 보호자가 쓰니까 어른용품?‥미세플라스틱 어쩌나
입력 2025-10-06 19:57 | 수정 2025-10-0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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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얼마 전 일부 유명 젖병 세척기에서 플라스틱 부품들이 깨져 나와 리콜 사태가 벌어졌었죠.

    업체들은 너도나도 '안전'을 내세웠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던 걸까요?

    알고 보니, 아이를 위한 제품이지만 어른이 사용한다는 이유로 '안전 기준' 자체가 아예 없었습니다.

    지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최근 유명 젖병 세척기인 '오르테', '소베맘' 제품의 플라스틱 부품 파손이 확인돼 전량 리콜됐습니다.

    고온다습한 환경과 진동에 플라스틱이 떨어져 나가거나 가루가 될 정도로 삭아버렸습니다.

    이들 제품은 30만 원이 넘는 고가인데도 3만 개나 팔렸습니다.

    [김 모 씨/젖병세척기 피해자 (지난 8월)]
    "당연히 고온에 강한 플라스틱을 썼을 거라고 생각하고 의심을 전혀 안 했어요. 아이한테 제일 미안했고요."

    구매자들은 상상도 못 했던 일입니다.

    업체들이 각종 검사를 통과했다며 안전하다고 광고해 왔기 때문입니다.

    [김 모 씨/젖병세척기 피해자]
    "홈페이지 보면 성적서라든지 '미세플라스틱 불검출' 이렇게 해서 저는 당연히 그걸 믿고.…"

    하지만 알고 보니 광고에 나온 각종 성적서는 국가가 아니라 업체들이 마음대로 정한 기준에 따른 검사 결과였습니다.

    젖병은 '식품용 기구'에 해당해 식약처가 유해 물질을 관리하지만, 젖병 세척기는 '어린이 제품'이 아닌 '전기용품'으로 분류돼 유해 물질 기준이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김주양/한국분석과학연구소 팀장]
    "플라스틱 자체가 노후화되거나 아니면 어떤 열이나 충격 등에 의해서 발생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이라든지, 내구도에 대한 기준들이 좀 필요할 거라고 보입니다."

    국가기술표준원도 "어린이 안전을 위해 성인이 사용하는 제품은 어린이 제품으로 볼 수 없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분류 기준을 바꾸거나 추가적인 안전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허종식/더불어민주당 의원]
    "전기제품은 단순한 안전만 점검하는 거고요.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지 환경호르몬이 나오는지, 안전하게 검증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리콜에도 불구하고 젖병 세척기에 대해서는 아직도 관계기관 어디에서도 위해성 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서두범 /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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