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둘러싸고 벌어진 석연치 않은 사무실 거래에 대한 MBC 단독 보도, 전해드립니다.
지난 4월 국민의힘의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되던 당시 한 전 총리의 후원회를 자처하는 단체가 국회 앞 사무실을 급히 계약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는데요.
계약금을 입금한 단체가 '한덕수 후원회'가 아니라 '세계평화군' 이라는 낯선 이름이었습니다.
이 단체의 정체가 뭔지, 이기주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2차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4월 25일.
여의도 국회 앞의 한 건물 담당자 측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전화를 걸어온 건 70대 남성 이 모 씨.
자신을 한덕수 후원회장이라고 소개합니다.
[이 모 씨 (지난 4월 25일) - 건물 담당자 측]
"우리가 지금 한덕수 후원‥ 내가 후원회장이에요. 한덕수가 지금 총리 아닙니까? 그럼 이제는 30일 날 발표한대. 그만두는‥ 그때 내가 발표 듣고 얼른 계약하려고 그러지."
그러더니 잠시 후 다시 전화를 걸어와 계약금을 방금 입금했다고 말합니다.
[이 모 씨 (지난 4월 25일) - 건물 담당자 측]
"돈이 저기 150이 평화, 평화‥ <평화유지봉사단> 평화유지봉사단 돈이 그리 갔을 거예요. 이체 150만 원"
그런데 계약금 입금자 명의는 '사단법인 세계평화군'.
전화를 건 이 씨도 아니고 평화유지봉사단도 아니었습니다.
같은 이름의 단체를 확인해보니 경기도청에 등록된 비영리종교법인이 있었는데, 등기부상 주소지에는 '세계평화군' 대신 키즈카페가 운영 중이었습니다.
[건물 관리인 (음성변조)]
"<세계평화군단사관학교 이거 혹시 뭔지 아세요?> 사우나 찜질방에다가 조그마한 방 하나 얻어서 거기에다가 그 아마 임대를 맡았던 것 같은데‥"
'세계평화군'으로부터 계약금이 입금된 지 6일 뒤 실제로 한 전 총리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한덕수/전 국무총리 (지난 5월 1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에 실패해 출마를 포기했고 해당 사무실은 계약금만 날린 채 입주까지 이어지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씨는 계약금 대납 경위를 묻는 MBC 질의에 "특정 종교와는 관련이 없다"며 "세계평화군 명의로 지인이 입금해 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편집: 윤치영 /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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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기주
이기주
[단독] '한덕수 후원회'라더니 세계평화군?‥석연치 않은 임대차 계약
[단독] '한덕수 후원회'라더니 세계평화군?‥석연치 않은 임대차 계약
입력
2025-10-12 20:07
|
수정 2025-10-1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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