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화오션에는 '우리연합'이라는 사내 조직이 있습니다.
2022년에 하청 노동자들이 파업할 때, 맞불집회를 주도하기도 한 정규직 노동자들 모임입니다.
그런데 우리연합을 통해 회사의 노무 정책이 그대로 전파된 부당노동행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차주혁 노동전문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2022년 여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가 도크를 점거했을 때, 정규직 일부가 맞불 집회를 벌였습니다.
[맞불집회 참가 정규직(2022년 7월, 음성변조)]
"2만여 직원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수십만의 우리 가족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한화의 회사 인수를 앞두고 '우리연합'이라는 조직을 만든 이들은 회사와 마치 한몸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MBC가 확보한 사측 노사협력팀의 업무수첩.
한화가 인수 당시 약속했던 주식보상, RSU 지급이 미뤄지자 노조가 상경투쟁을 결의했는데, 사측 회의에선 우리연합의 불참을 결정합니다.
다음날 우리연합은 소식지를 통해 상경투쟁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7월 16일 회의엔 "답도 없는 파업", "힘을 빼야지"라는 메모 밑에 "7월 18일 소식지"라고 적혀있습니다.
실제 그날 발행된 소식지엔 금속노조 총파업 불참을 독려하는 내용이 실렸습니다.
[김유철/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장]
"본인들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조직을 키우고 지원해서 일단 현장을 장악하고 노동조합을 식물 노동조합으로 만들려는 것 같습니다. "
우리연합 회원 증가를 '성과 목표'처럼 관리하는 메모도 등장합니다.
"신입과 50대 타깃 관리", "연말 2,000명 안되면 우리연합 작업 종결"
그 결과, 우리연합 회원은 현재 3천 명 안팎까지 급증한 걸로 추산됩니다.
사용자가 회사 친화적 노조 또는 조직을 설립·지원하거나, 이를 통해 기존 노조를 약화시키려는 행위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입니다.
[정혜경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실제로 증거까지 드러난 마당에 노동부가 즉시 압수수색하고, 제대로 조사를 해서 실제로 책임자를 처벌해야 되는, 한화 그룹 자체가 책임져야 하는 그런 사안이다, 이렇게 봅니다."
한화오션 측은 "특정조직에 편승하거나 조합원들의 자주적 의사결정을 침해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는다"라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한화오션 업무수첩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우리와 우리연합은 같이 가야 한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이원석 / 영상편집: 권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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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주혁
차주혁
[단독] 한화오션의 노·노 갈등 시나리오‥'우리연합' 정체?
[단독] 한화오션의 노·노 갈등 시나리오‥'우리연합' 정체?
입력
2025-10-13 20:37
|
수정 2025-10-1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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