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던 올해 초,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내부 회의에서 탄핵 반대를 주장한 전한길 씨와 윤 전 대통령을 석방한 지귀연 판사의 결정에 대해 옹호 발언을 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유 위원장은 전한길 씨를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이 이에치 카'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역사 강사 전한길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헌법재판관을 비난하는 연설을 했습니다.
[전한길/보수 유튜버]
"민주주의의 역적이며 제2의 을사오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틀 뒤 열린 국민권익위 간부회의에서 나온 유철환 위원장의 발언이 논란입니다.
유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역사학자 E.H 카의 '역사는 반복한다'는 말을 자주 인용하고 있다"며 "최근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많이 제시되고, 2030 세대의 정치참여도 활발해진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공식 자료에 적힌 발언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회의에 배석한 다수의 간부는 MBC에 "전한길 씨 언급도 있었다", "상식적인 인식과 달라 이해가 안 됐다"고 전했습니다.
[회의 참석자 A 씨(음성변조)]
"전한길이라는 사람 이름을 언급하셨고, 그 얘기 하시면서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제시되면서 최근에 2030세대의 정치 참여가 활발해지고…'"
[회의 참석자 B 씨(음성변조)]
"(직원들끼리)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지'… 정치적 중립이 굉장히 중요한 자리인데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었기 때문에…"
한 달 뒤, 다시 내부 회의가 열렸습니다.
서부지법 폭동을 거쳐,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판사가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지 사흘 만입니다.
MBC가 입수한 배석자의 메모에는 유 위원장이 "구속취소에 대해 법치주의가 무엇인가", "서부지법 판사들의 법치주의에 충실하지 않은 결정이 바로 잡히는 계기"라는 말을 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공개 자료에는 이런 발언은 빠져 있었고, 대신 '최근 사회적 혼란은 발전한 법치주의로 이어지는 과정'이라는 순화된 표현이 담겼습니다.
유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에 의해 지명된 뒤 김건희 씨 명품백 의혹을 종결 처리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신장식/국회 정무위원회]
"윤석열, 그리고 내란 세력들을 옹호하는 언행뿐만 아니라, 직권을 남용한 어떤 지시를 직원들에게 한 건 아닌지는 좀 철저히 따져보고…"
이같은 논란에 대해 권익위는 "유 위원장이 전한길 씨나,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를 언급한 적은 결코 없다"며 "내부 지침을 전하는 회의인 만큼 공개자료에는 주요 내용만 기록되며, 발언의 맥락에 대해서도 기억하는 바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 영상편집: 윤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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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김정우
[단독] "전한길, 새로운 역사적 시각 제시?"‥유철환 권익위원장, 내부 회의 발언 파문
[단독] "전한길, 새로운 역사적 시각 제시?"‥유철환 권익위원장, 내부 회의 발언 파문
입력
2025-10-14 21:57
|
수정 2025-10-1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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