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8월 캄보디아에서 고문을 당하다 숨진 대학생 박 모 씨의 유족이, 박 씨의 사망 12일 전, 현지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조건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한 사원.
지난 8월, 고문 끝에 숨진 22살 대학생 박 모 씨의 시신이 안치돼 있습니다.
[사원 관계자 (음성변조)]
"시신은 경찰과 대사관 통해서 이곳으로 왔습니다. <젊은 남성은 맞아요?> 네. 냉동보관소에 있습니다. <고문 흔적이 있었다는데.> 그때는 자세하게 못 봤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숨진 모든 외국인들의 시신은 모두 이곳 사원으로 옮겨집니다.
그중 지난 8월에 숨진 박 씨의 시신은 두 달이 넘도록 아직까지도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 씨가 가혹행위를 당하다 숨지기 전, 박 씨 가족이 주 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 도와달라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 씨 가족은 지난 7월 27일 저녁, 대사관에 연락했습니다.
"범죄조직이 5천7백만 원을 보내지 않으면 박 씨를 미얀마로 보내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구조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대사관 대응은 안일했습니다.
대사관 측은 "박 씨가 있는 위치를 알아야 현지 경찰에 신고를 할 수 있다"면서 "위치를 알려주면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박 씨 가족이 박 씨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알려줘야만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겁니다.
박 씨는 첫 구조 요청 12일 만인 8월 8일,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바로 이튿날, 캄보디아 경찰은 박 씨가 감금돼 있던 범죄단지를 급습해 한국인 14명이 탈출했습니다.
박 씨 시신은 이르면 다음주 초 캄보디아 현지에서 부검과 화장을 거쳐 한국으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박씨 피살에 연루된 국내 대포통장 조직을 추적하고 있는 경찰은, 대포통장으로 이용됐던 박 씨 명의 통장에서 박씨 사망 전 수천만 원이 중도 인출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모집책과 윗선의 연결고리를 규명하는대로 용의자들을 사법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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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건희
조건희
[단독] 12일 전 '구조 요청'에도‥"위치 알아야 협조"
[단독] 12일 전 '구조 요청'에도‥"위치 알아야 협조"
입력
2025-10-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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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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