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의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40년 전 있었던 보도지침이, 2025년 미국에서 재현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국방장관이 기사를 보도하기 전에 자기 허락을 받으라고 출입기자들에게 통보했습니다.
통보 후, 모든 출입기자들이 기자실에서 철수했습니다.
나세웅 뉴욕 특파원 취재입니다.
◀ 리포트 ▶
미국 국방부 청사, 펜타곤에서 출입 기자 수십 명이 집기를 챙겨 들고 기자실을 떠납니다.
방송사들은 생방송용 장비까지 철수시킵니다.
"국방장관의 사전 승인 없이는 어떤 내용도 보도하지 말라"는 새 출입 규정이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서약하지 않으면 출입증을 반납하고 기자실에서 나가야 한다는 국방부 통보에, 집단 퇴거를 선택했습니다.
FOX뉴스 등 친트럼프 언론들까지 사전 검열이라고 반발했고, 펜타곤 언론인 협회는 "사전 승인 없이 취재하는 기자들은 보복당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판 보도지침'의 주역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미국 국방장관(지난 14일, 백악관)]
"우리는 국가안보가 존중받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새 보도 정책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헤그세스 장관의 뒤틀린 언론관은 국방부 '입틀막'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3월, 일론 머스크에게 중국 관련 기밀을 브리핑하려던 게 보도되자, 취재원을 색출하겠다며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하겠다고 군 장성들을 겁박했습니다.
이런 시대착오적 행태에도 트럼프는 '언론이 문제'라고 두둔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세계 평화와, 아마도 국가 안보 문제에 있어서 언론은 매우 정직하지 않습니다."
표현의 자유의 요람이라고 불리던 미국에서, 이제는 권위주의 정부에서나 볼만한 보도 지침 논란까지 일고 있습니다.
시민사회계에선 그만큼 미국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안정규(뉴욕) / 영상편집: 이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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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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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보도지침'에 '입틀막'까지‥미국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미국판 보도지침'에 '입틀막'까지‥미국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입력
2025-10-1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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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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