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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계좌 어찌 알고?"‥불법도박사이트 복마전에 은행도 뚫렸나?

"내 계좌 어찌 알고?"‥불법도박사이트 복마전에 은행도 뚫렸나?
입력 2025-10-17 20:20 | 수정 2025-10-1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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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보통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입금자명은 표시되지만 보낸 계좌번호는 알 수가 없습니다.

    입금자의 개인정보라 은행 측도 절대 알려주지 않는 건데요.

    그런데 불법 도박 사이트들이 이 입금 계좌번호를 손쉽게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은행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닌지 의심되고 있습니다.

    백승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불법도박사이트 관계자들이 모여있는 텔레그램 대화방.

    "모든 입금 내역의 계좌를 확인할 수 있다"는 업체의 홍보 문구가 눈에 띕니다.

    통상 자기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입금자명은 표시되지만 보낸 계좌번호는 개인정보라 알 수 없는데 그게 가능하다는 겁니다.

    모르는 돈이 입금되면 이렇게 확인된 계좌로 바로 반환도 할 수 있다고 광고합니다.

    [조호연/'도박없는 학교' 교장]
    "입금자의 계좌번호를 알 수가 있어요. 불법 (반환) 업자는 불법도박사이트한테 매월 수수료를 받고 그 정보를 가르쳐줍니다. 한 달에 1,200만 원 정도 받습니다."

    이 모든 게 과연 가능할까?

    MBC 취재진이 불법도박사이트 계좌에 돈을 보내봤습니다.

    세 곳에 각각 20만 원씩입니다.

    그랬더니 십여 분 뒤, 두 곳에서 20만 원이 고스란히 돌아왔습니다.

    도박 사이트 측이 취재진의 계좌번호를 알아내고 다시 송금한 걸로 추정됩니다.

    ['반환업체' 관계자(음성 변조)]
    "은행원들 전산망에서 그걸 볼 수가 있는데 지점장 컴퓨터에 원격으로 코드를 심어놓아서 거기서 왔다갔다 하는 풀(전체) 입금 내역을 다 볼 수 있게끔 해놓는 그런 원리라고 들었었습니다."

    사이트 측은 왜 또 다른 불법을 저질러가며 입금계좌를 파악하고 돈을 돌려보내는 걸까?

    제3의 범죄 일당들에게 표적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통장협박' 수법으로 이들 일당은 불법도박사이트 계좌에 소액을 입금한 뒤 은행에 보이스피싱이라고 신고해 사이트 계좌를 막아버립니다.

    그리고 사이트 측을 협박해 합의금을 뜯어낸 뒤 통장 동결을 해제합니다.

    ['통장협박' 관계자(음성변조)]
    "한 달에 적어도 한 4천~5천만 원 정도는 (합의금으로) 제가 오로지 현금으로만 받았던 것 같아요. 엄청 유명한 팀들 같은 경우는 한 달에 몇십억씩 (번다고)…"

    이 때문에 사이트 측은 의심스런 돈이 입금되면 이들 계좌에 즉시 되돌려주면서 협박 소지를 없애고 있다는 겁니다.

    불법과 불법이 맞물린 범죄 생태계 구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개인의 금융계좌 정보도 외부로 유출될 수 있고 범죄 악용 소지도 높다는 점입니다.

    [김명주/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은행 측에서 취약성이 있지 않을까, 그런 송금과 입금에 관해서 어떠한 방법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은 있지 않는가 조사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취재진이 돈을 보냈던 은행들은 "해킹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십여 분 만에 어떻게 돈이 되돌아왔는지에 대해선 설명을 못 하고 있어 당국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보입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김백승, 김민승 / 영상편집: 박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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