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 홋카이도는 여름에도 시원한 곳으로 유명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그것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포도밭에서부터 그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홋카이도에서 신지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일본 홋카이도 서쪽 해안, 인구 2만의 작은 마을 요이치초.
완만한 언덕 비탈을 따라 포도밭이 펼쳐집니다.
요이치초에선 1980년대 중반부터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동안은 추위에 강한 독일계 품종이 중심이었지만 최근 기후변동으로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주요 재배 품종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와이너리를 운영 중인 다카히코 씨는 2009년, 프랑스 포도 품종인 피노누아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선 추워서 안 된다고 말렸지만 16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다카히코 소가/와이너리 대표]
"올해는 수확할 때 반팔옷을 입고 했어요. 예전엔 (수확 시기에) 눈이 왔었는데…"
오히려 너무 더워져 올해 처음으로 발효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반지하 창고를 새로 지었습니다.
[다카히코 소가/와이너리 대표]
"이 방이 22도를 넘는 일은 절대 없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은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25도가 되어버려요. 와인이 시큼해지죠."
마을 전체 포도 재배 면적 중 피노누아가 약 17%로, 최근 5년 새에만 1.5배로 늘었습니다.
지자체에서도 품종 변경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사이토 케이스케/요이치정장(町長)]
"피노누아나 샤르도네로 바꿀 경우 보조금을 1.5배 지급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주요 와인 산지에선 이미 온난화로 인한 변화가 상당히 진행됐습니다.
수확시기가 앞당겨지는가 하면, 포도 재배는 상상도 못 했던 고위도 지역이 새로운 산지로 떠올랐습니다.
[다카마츠 토루/마스터 소믈리에]
"(여러 시기의 와인을 마셔보았지만) 2010년 이후 부르고뉴의 경우 따뜻해진 도시가 많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과실미가 많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세계 어디든 기후변화를 피할 수 없는 현실.
이 추세라면 2050년엔 홋카이도 전역에서 와인용 포도 재배가 가능할 거라는, 반갑지만은 않은 전망도 나옵니다.
홋카이도에서 MBC뉴스 신지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진호 /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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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신지영
신지영
'뜨거워진 포도밭'‥홋카이도에 무슨 일이
'뜨거워진 포도밭'‥홋카이도에 무슨 일이
입력
2025-10-1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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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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