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프린스 그룹의 천즈 회장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단지의 우두머리로 알려져 있죠.
미국 법무부가 이 천즈 회장이 캄보디아 범죄 단지를 운영하면서 막대한 범죄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조직적인 폭행과 고문에 직접 관여하고, 중국 정부를 포함한 여러 나라 고위 관료들에게 뇌물을 주면서 체계적으로 조직을 관리해 온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가슴 전체와 두 팔에 굵은 피멍 자국이 선명합니다.
의자에 묶인 채 간이침대로 보이는 곳에 내동댕이처져 있습니다.
프린스 그룹이 운영한 범죄 단지 안에서 자행된 폭행과 고문 장면입니다.
미국 뉴욕 검찰은 프린스 그룹 천즈 회장이 폭행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 조직원이 '문제를 일으킨 자를 때려도 되냐'고 묻자, "죽지 않을 정도로 때려라"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또, "감시하면서 도망가지 못하게 하라"는 지시도 내렸습니다.
로비도 전방위로 펼쳤습니다.
지난 2019년 천 회장은 외국 정부 고위 관료들에게 각각 3백만 달러, 우리 돈 40억 원이 넘는 요트와 수백만 달러 고급 시계를 선물했습니다.
그 대가로 외교관 여권을 받아 재작년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 당국과 유착도 있었습니다.
재작년 5월 중국 관료와 천 회장 측근 사이의 대화를 보면 중국 공안부 관료가 "프린스 그룹 관계자들을 처벌받지 않게 해주겠다"고 말하자, 천 회장 측근은 "아들을 잘 챙겨주겠다"고 답했습니다.
천 회장의 핵심 범죄 수법은 '로맨스 스캠', 연애 빙자 사기였습니다.
미국 검찰이 확인한 사기 계정은 7만 6천 개, 관리용 전화기만 1천 250대를 갖춘 시설도 확인됐습니다.
프린스 그룹은 사기 계정 프로필에 '너무 아름답지 않은 여성 사진을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벌어들인 범죄 수익을 세탁해 천 회장은 롤렉스 시계와 요트, 별장, 전용기를 장만했고, 피카소 그림까지 사들였습니다.
미국 검찰은 천 회장이 30개가 넘는 나라에서 사업체 1백여 곳을 운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에도 계열사 사무실을 차렸는데, 지금은 간판만 내걸고 있을 뿐 별다른 활동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프린스 그룹의 국내 활동 의혹과 관련해 전담팀을 꾸리고 첩보를 수집 중입니다.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법인 계좌에 프린스 그룹 자금 912억 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해당 은행들은 국제 사회의 제재에 맞춰 이미 동결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편집: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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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지인
김지인
'범죄단지' 수장 천즈 어디에‥"폭행 지시‥고위 관료에 요트·시계 뇌물"
'범죄단지' 수장 천즈 어디에‥"폭행 지시‥고위 관료에 요트·시계 뇌물"
입력
2025-10-20 20:14
|
수정 2025-10-2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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