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2·3 내란 당시 국회를 덮쳤던 특전사 제1공수여단이, 내란 직후 작성한 비공개 보고서를 저희가 입수했는데 내용이 황당합니다.
노상원 수첩에 대한 여론 반응이 미적지근하다, 광주에서도 탄핵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는 역전됐지만 MBC 등 언론이 문제라며, 극우 유튜버 주장 같은 내용을 보고서에 담은 건데요.
내란시도가 좌절된 뒤에도 어떻게 이런 보고서가 작성되고 공유됐는지 추가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변윤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2.3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특전사 제1공수여단은 실탄 5만 발을 싣고 국회에 난입했습니다.
비상계엄 해제 이후 여단장이 국회 국정조사에 소환되자 특전사가 작성한 비공개 문건입니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 준비 관련 참고 보고', 나흘 뒤 국회에 출석하는 수뇌부를 위한 자료로 추정됩니다.
군 관련 언론 동향이 "부정적"이라며 대뜸 "광주 탄핵 반대 집회가 성황리에 열리는 등 탄핵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론조사도 역전되었으나 MBC 등 진보 언론에서 연일 대통령 탄핵과 계엄군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특히 MBC를 콕 집어 "특전사를 증거로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적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체포와 사살 등의 내용이 적힌 '노상원 수첩'에 대한 MBC 보도를 거론하며, "충격적인 폭로성 보도를 했지만 여론 반응이 매우 싸늘하고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매우 당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회 청문회에서 당시 야당, 즉 민주당 의원들이 "유리한 내용을 얻어내고자 유도 심문·가짜 정보·고압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썼습니다.
예상 질문과 답변까지 빼곡히 적어놨는데, 정작 국회에 나온 1공수여단장은 '국회의원 체포는 대통령 지시였다'고 실토했습니다.
[이상현/전 1공수특전여단장 (지난 2월 21일)]
"대통령님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라'고 하시고… 잠깐 뜸을 들이시고 '필요하면 전기라도 끊어라'…"
수뇌부마저 계엄의 위법성을 사실상 인정하는데도 내란 시도를 옹호하며, 군 내 여론을 호도하는 문건을 누가 왜 작성했는지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김형남/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사회를 다시 바로잡기 위한 국민들을 적으로 보고 있었다는 인식과 일맥상통하는 것이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국방부는 MBC가 확보한 문건의 작성 경위와 내용 등에 대한 "사실 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 /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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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변윤재
변윤재
[단독] "탄핵 반대 목소리 높아져" 특전사의 수상한 국정조사 보고서
[단독] "탄핵 반대 목소리 높아져" 특전사의 수상한 국정조사 보고서
입력
2025-10-21 20:02
|
수정 2025-10-2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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