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인천국제공항은 청결하고, 서비스가 훌륭한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죠.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의 수하물 하역장에선 1급 발암물질 등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된 분진들이 곳곳에 수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진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청결하고 우수한 서비스로 정평이 나있는 인천국제공항.
하지만 지하 수하물 하역장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총 88km에 달하는 컨베이어벨트가 쉼 없이 돌아갑니다.
잠시라도 멈추면 불편과 피해가 큰 만큼 450명의 근로자들이 교대근무하며 24시간 유지보수작업을 이어갑니다.
문제는 검은 분진.
고무나 PVC 재질의 벨트가 지속적으로 마모되면서 발생하는 겁니다.
[박지명/인천공항 시설엔지니어 노조위원장]
"수하물 현장인지 아니면 뭐 탄광인지 모를 정도로 그렇게 손으로 퍼낼 정도의 분진들이 쌓여 있고…"
MBC 취재진이 컨베이어벨트 4곳에서 분진을 채취해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4곳 모두에서 벤조피렌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정한 1급 발암물질입니다.
암 유발 독성화학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도 나오는 등 검출된 발암물질만 10가지에 달합니다.
[신호상/국제특성분석연구소 고문]
"발암성이 강한 물질입니다. 특히 폐암을 유발시키는 그러한 물질들이거든요. 만약에 공기 중에 이러한 것들이 분진이 많이 있었다고 하면은 충분히 유해했다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근로자들은 손으로 닦아내거나 전문도구가 아닌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이용해 치우는 게 고작입니다.
보호장치도 마스크가 전부입니다.
2019년 이 현장에서 일하던 직원은 폐암에 걸려 산업재해 인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박지명/인천공항 시설엔지니어 노조위원장]
"그 이후에도 어떤 분진에 대한 해소는 전혀 되지 않았고 지금은 좀 더 그 열악한 상황이거든요."
이런데도, 인천공항공사가 매년 진행하는 작업환경평가는 늘 '문제없음'이었습니다.
전체 분진 농도가 기준치 아래였다는 건데 근로자들은 작업이 주로 이뤄지는 야간시간대가 아닌 낮에 이뤄진 조사라고 반박합니다.
[박해철/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
"실질적인 근무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이런 형식적인 작업환경측정 방식을 조속히 개선해야…"
노조는 하역장에 고공 작업 필수시설인 안전난간도 설치돼있지 않다며 올 초 사측을 노동청에 고발했습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영상취재: 전효석 /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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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진준
박진준
[단독] "탄광 같아요"‥인천공항 수하물 처리장 '발암물질' 분진 수북
[단독] "탄광 같아요"‥인천공항 수하물 처리장 '발암물질' 분진 수북
입력
2025-10-24 22:30
|
수정 2025-10-2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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