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낮에 경찰서 근처에서 떼강도 행각을 벌인 조직폭력배들이 붙잡혔습니다.
강도 피해자는 불법 투자 사기 조직이었는데요.
불법 수익을 빼앗으면 신고하기 어려울 거란 생각에 대담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솔잎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 오전 10시쯤 경찰서와 1㎞ 남짓 떨어진 한 오피스텔 건물.
모자와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줄줄이 들어갑니다.
주로 20대로 구성된 이른바 'MZ 조폭'입니다.
한 사무실에 들이닥치자 사람들을 쪼그려 앉혀놓고 기다란 흉기로 위협했습니다.
['MZ 조폭']
"야 XXX 숙이라고. 야, 너 XXX 안 숙여?"
3시간 뒤 여행가방에 빼앗은 금품을 담아 빠져나옵니다.
그런데 조폭들이 떼강도 행각을 벌인 곳은 평범한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투자 사기 조직 콜센터였습니다.
"비상장 주식 공모주를 사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였습니다.
[투자 사기 조직원]
"상장이 확정되어 있는 거고요. 이제 1만 원에 매수를 하시고 배정 처리가 되면 저희가 당일 입금 처리…"
사기 조직은 지난해 7월부터 42명한테서 12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집에는 현금 뭉치를 쌓아놓고, 고급 수입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이런 소문이 'MZ 조폭'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불법 수익이라면 강도짓을 해도 신고하지 못할 거라고 보고 조폭이 사기 조직을 덮친 겁니다.
결과는 일망타진.
경찰은 사기 조직 31명, 'MZ 조폭' 11명을 붙잡아 검찰에 넘겼습니다.
또 다른 MZ 조폭은 투자 사기에 직접 뛰어들었습니다.
작년 9월, 경찰이 압수수색한 한 투자 사기 콜센터.
[경찰]
"끄지 마시고 오세요."
컴퓨터 화면에 큼지막한 문구가 보입니다.
"자아를 가지지 않는다, 명령에 복종한다, 시키는 것만 한다".
이른바 '행동 강령'입니다.
조폭들은 군 특수부대 출신 간부 조직원을 통해 주 1회 내부 교육도 실시했습니다.
이들은 투자 손실을 본 120여 명에게 '손실을 복구해주겠다'고 접근해 18억 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이들 조직원 56명도 검거해 검찰에 보냈습니다.
또 범죄 수익을 들고 필리핀으로 도망친 30대 총책 등 3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추적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남현택 / 영상편집: 권시우 / 화면제공: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북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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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솔잎
박솔잎
'돈 잘 번다' 소문에 조폭 배 아팠나?‥결과는 일망타진
'돈 잘 번다' 소문에 조폭 배 아팠나?‥결과는 일망타진
입력
2025-10-29 22:47
|
수정 2025-10-2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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