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제방송에 가짜 부동산 전문가를 내보내 허위 정보를 흘리고, 피해자들에게 수십억 원을 뜯어낸 기획부동산 업체가 적발됐습니다.
개발이 불가능한 땅을 시세보다 50배가 넘는 가격에 팔아치우기도 했습니다.
원석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경제방송 채널 부동산 코너.
[경제방송 채널 (2021년 12월, 음성변조)]
"부동산 경제전문가님 나오셨는데요. 인사 나눠볼게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땅값 상승 예상 지역을 짚어주는 전문가 말에 솔깃한 시청자 60대 김 모 씨는 화면 아래 떠 있는 전화번호를 눌렀습니다.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는 말에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 찾아갔다고 합니다.
추천받은 투자 지역은 세종시.
"정부 스마트 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라며 땅값이 최소 두 배는 뛸 것"이란 말에 혹했고, 1백㎡를 시세보다 네 배 이상 비싼 9천만 원에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전문가 말과 달리 개발이 불가능한 산지였습니다.
알고 보니 부동산 전문가도 아니었습니다.
전문 지식이나 경력도 전무한 기획부동산 업체 직원이었습니다.
미리 준비한 대본을 달달 외워 전문가 행세를 했던 겁니다.
[김 모 씨/피해자 (음성변조)]
"방송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사기를 치는지 몰랐죠. 방송에 자주 나왔거든, 그 양반이‥"
가짜 전문가의 방송 출연을 미끼로 기획부동산 업체는 지난 2021년부터 2년여 동안 42명으로부터 22억 원을 뜯어냈습니다.
3.3㎡당 1만 7천 원인 땅을 93만 원에 팔아 53배의 폭리를 취하는 수법이었습니다.
비결은 경제방송 외주제작사와 결탁이었습니다.
기획부동산 업체는 외주제작사에 편당 수백만 원을 협찬했고, 그 대가로 가짜 전문가를 경제방송 6곳에 매주 한두 차례씩 내보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외주제작사는 상담 전화를 걸어온 시청자 개인정보 1천 3백여 건을 기획부동산 업체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기획부동산 업체 직원 33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했고, 외주제작사 대표 등 3명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원석진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황주연 / 영상편집: 김지윤 / 화면출처: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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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원석진
원석진
"두 배 뜁니다" 경제방송 나온 전문가 믿었는데‥알고보니
"두 배 뜁니다" 경제방송 나온 전문가 믿었는데‥알고보니
입력
2025-10-31 20:40
|
수정 2025-10-3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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