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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올림픽에서 2025년 APEC까지‥'균형'을 지렛대로

1988년 올림픽에서 2025년 APEC까지‥'균형'을 지렛대로
입력 2025-11-02 20:22 | 수정 2025-11-0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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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APEC에선 무역 전쟁의 날을 세워오던 미국과 중국 간에, 우리나라 역시 두 대국과 긴장된 협상을 벌였죠.

    패권과 생존을 건 담판이 진행되는 와중에 APEC 경주선언은 힘겹게 도출됐는데요.

    이번 회의에선 무엇을 볼 수 있었을까요.

    김희웅 논설위원이 들여다봤습니다.

    ◀ 리포트 ▶

    전통 국악대 취타대의 호위는 국빈 방문에 대한 최고의 예우였습니다.

    의전은 세심하고 정성을 다했습니다.

    미중 양국 정상을 대우할 때 차별이 있는 것으로 보여선 안 됐습니다.

    균형은 우리에게 숙명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천년 고도 경주는 축제였지만 서로의 이해를 걸고 치밀한 수싸움이 오가는 긴장된 협상장이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우리는 아주 성공적인 회담을 할 겁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상대하기 아주 힘든 협상가입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자국 우선주의의 노골적 협박을 던지며 판을 흔들었던 국가는 경주를 떠나는 자리에서, 반격을 가하며 지역 내 패권을 넓히려는 국가는 경주에 내리는 자리에서 교차했습니다.

    세계를 주목시키며 일시 휴전의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경주는 우리에겐 생존이 걸린 싸움터였습니다.

    이미 규칙을 허물고 들어오는 상대 앞에서 덜 뺏겨야 한다는 배수진을 치고 나서야 했고 한국에 대한 영향력 약화를 경계하는 상대한테는 불가피함을 이해시키며 양국 간 협력의 이익으로 설득해야 했습니다.

    훌륭한 선방이라는 평가 이면에 국내 투자 감소에 대한 우려와 한반도 안보 고도화에 대한 중국의 견제가 따라붙었습니다.

    글로벌 무역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주목하며 이와 관련 회원 간 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자유무역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가지 못했지만 마지막 날 새벽까지 진통을 겪으며 힘겹게 도출해 낸 타협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난달 31일)]
    "언제나 우리가 같은 입장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힘을 합쳐 공동번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궁극의 목표 앞에서 우리는 함께할 수 있습니다."

    경주에서 한국은 조정자로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변화하는 세상을 표상하는 대표 키워드.

    AI 발전을 선도하는 핵심 국가로서 도약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떠오르는 세대는 더욱더 높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황금기를 향해. 그리고 AI"

    1980년 소련의 모스크바.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과 서로 쪼개져 반쪽 대회로 치뤄진 올림픽은 4년 뒤 1988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명실상부 글로벌 대회로 거듭났습니다.

    앞서 양대 세력 간 대리전의 장소로 폐허였던 나라는 화해의 땅으로 상징됐습니다.

    경주 역시 갈등하는 강대국에 조율의 장을 제공하는 동시에 다자주의의 비전을 유지하면서 또한 우리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기념하는 장소가 됐습니다.

    서울에서 경주까지.

    과거 우리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숙명 같았던 균형.

    국가 간 이해관계는 더욱 거칠고 복잡해진 방정식이 됐습니다.

    균형을 지렛대로 활용할 지혜가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영상편집: 김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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