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년이 65세로 늘어나면 좋을까요.
현실은 지금도 정년 60세를 채우는 노동자가 극히 일부고 전체의 80%는 정년이라는 제도조차 누리지 못한 채 일터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정년이라는 울타리를 더 높이기에 앞서, 그 울타리를 얼마나 넓게 확장할 것인지도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차주혁 노동전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정년연장을 둘러싼 찬반 논의는 분명합니다.
숙련 인력을 더 오래 활용해 인력난과 연금 부담을 덜자는 쪽,
그리고 청년 일자리 축소와 기업의 비용 증가를 걱정하는 쪽입니다.
이 논쟁의 전제는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국회미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정년 60세를 채운 노동자는 전체의 17.4%, 남성은 4명 중 1명, 여성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합니다.
1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평균 52.9세에, 2차 세대는 46.9세에 일터를 떠났습니다.
세대가 젊어질수록 퇴직 시점은 오히려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정년제 도입률 역시 300인 이상 기업은 90%가 넘지만, 300인 미만은 22% 수준에 그칩니다.
결국 정년은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노동자에게만 주어진 제한된 권리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반면 전체 노동자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년에 닿기도 전에 일터를 떠나,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로 내몰립니다.
60대의 절반 이상, 70대 후반에도 세 사람 중 한 명은 생계를 위해 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퇴직이 곧 은퇴를 뜻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정혜윤/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정년까지 갈 수 없는 대다수의 80%를 차지하는 노동자에 대한 논의, 누락된 다수의 삶에 대해서 좀 가시화해야 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세우고‥"
노년의 노동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생계 수단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정년연장은 단순히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제도 안에 포함되고, 누가 그 밖에 배제되어 있는가의 문제로 확장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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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주혁
차주혁
현행 60세도 못 채우는데‥정년 없는 '80%'는?
현행 60세도 못 채우는데‥정년 없는 '80%'는?
입력
2025-11-0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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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1-0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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