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대출해 준다고 유인해 돈을 빌려주고, 1년에 최대 7만 3천 퍼센트에 달하는 이자를 뜯어낸 불법 대부업자들이 검거됐습니다.
일주일 만에 원금 두 배, 그 이후엔 매일 40%의 이자를 요구했는데요.
돈을 갚지 못하면 SNS에 채무 사실을 퍼뜨리는 등 악랄한 방식으로 괴롭혔습니다.
정한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여성 사진에 "가족·지인 정보로 돈 빌리고 잠수"란 글이 적혀 있습니다.
남성 사진에는 "합의금 빌리고 잠수"라고 써놓았습니다.
불법 대부업자들이 대출자 신원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해 압박하는, 이른바 '인스타 추심'입니다.
정상적인 대부 업체라고 소개한 이들은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소액 대출도 가능하다고 홍보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음성변조)]
"정식 대부업체라고 등록된 쪽에 연락을 했었는데 한 번도 연결이 안 되더라고요. 그 이후에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와서 '안내를 해주겠다'‥"
30대 회사원이 처음 빌린 돈은 백만 원.
빚을 갚기 위해 또 빚을 내다보니 원리금은 5개월 뒤 1억 6천만 원 이상으로 불어났습니다.
상환 기한을 못 지키자 주변에 무차별로 채무 사실을 알렸습니다.
회사에서 잘렸고, 파혼 통보도 받았습니다.
[피해자 (음성변조)]
"정말 겁나서 어떻게든 돈을 구해서 변제를 했던 상황이었던 것 같고‥ 자살 기도하다가 경찰한테 인계된 순간도 많았는데‥"
빚에 허덕이다 150만 원을 빌렸던 한 병원장이 받은 메시지입니다.
'당신 얼굴이 포털사이트에 있다'며 의사 가운을 입은 사진을 보냈고, '10년은 쑤시겠다, 잊을 만하면 연락 다 돌리겠다'고 협박합니다.
독촉에 시달리다 "하루 이자가 2백만 원이 넘는다"며 수사관에게 호소했습니다.
[장선호/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
"병원 정문에 대출 사실을 알리는 플래카드까지 걸겠다는 협박을 받고 너무 힘들어서 저희 담당 수사팀에 편지와 문자를 보내왔었습니다."
이들이 작년 6월부터 1년여 동안 550여 명으로부터 뜯어낸 돈은 18억 원.
피해자들은 일주일 안에 원금의 2배를 갚아야 했고, 이후에는 이자가 매일 40%씩 불어났습니다.
연 238%에서 많게는 7만 3천%의 고금리가 강요됐습니다.
제때 돈을 갚지 못하면 온갖 협박이 이어진 겁니다.
경찰은 불법 대부업체 일당 29명을 검거하고, 총책 등 4명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 영상편집: 강내윤 / 화면제공: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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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한솔
정한솔
73,000% 살인 금리‥'인스타 추심'에 벼랑으로
73,000% 살인 금리‥'인스타 추심'에 벼랑으로
입력
2025-11-11 20:34
|
수정 2025-11-1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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