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조건희

"AI 성능이 성적 좌우"‥부정행위 이면에 '편법 공생'

"AI 성능이 성적 좌우"‥부정행위 이면에 '편법 공생'
입력 2025-11-12 20:16 | 수정 2025-11-12 21:04
재생목록
    ◀ 앵커 ▶

    연세대와 고려대에 이어 서울대에서도 AI를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가 적발됐습니다.

    '비대면 수업'에서 부정행위가 특히 많다는데, 부실한 수업 관리에 대한 지적이 나옵니다.

    조건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0명 정도가 수강하는 서울대 교양 과목 '통계학 실험'.

    지난달 대면으로 치러진 중간고사에서 몇몇 학생이 AI를 활용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대 측은 성적을 무효로 하고 시험을 다시 보기로 했습니다.

    AI를 악용한 부정행위가 대학가에서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주로 비대면 대형 강의가 온상입니다.

    [연세대 재학생 A (음성변조)]
    "솔직히 커닝을 아예 안 하기는 어려운 시험이라고 생각을 해요. 카메라 각도가 아무리 있어도 그 전체 방을 보여줄 수 없는 거잖아요."

    코로나19 이후 본격 도입된 비대면 수업은 일상적인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학교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수업을 개설할 수 있습니다.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하면 별도 강의실도 필요 없습니다.

    최근 부정행위 문제가 불거진 인공지능 수업의 올해 수강생 수는 총 6백 명입니다.

    근데 이마저도 줄어든 숫자인데요.

    지난해 처음 개설됐을 때만 해도 수강생 수는 무려 천 명에 달했습니다.

    강사진에게도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강의료에 수강생 인원 할증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다익선인 셈입니다.

    하지만 교수와 조교 등 극소수가 강의 전반을 도맡다 보니 관리는 부실해지고 있습니다.

    [연세대 재학생 B (음성변조)]
    "5년이 지났는데 비대면 강의를 들으면 예전 수업 자료를 쓰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연세대 재학생 A (음성변조)]
    "자기는 옆에 커닝 페이퍼를 붙여서 했다 이렇게 하더라고요. 교수님한테 달려가서 고자질할 수도 없고 그냥 아 그렇구나…"

    쉽게 학점을 딸 수 있다는 방법은 학생들 사이에 퍼져있습니다.

    대학 커뮤니티에 올라온 연세대 전공 수업에 대한 수강 후기.

    "공부 안 하고 GPT만 돌려도 A 학점은 무조건 나온다", "최종 성적은 AI 성능으로 갈린다"라고 돼 있습니다.

    또 다른 교양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시험 도중 채팅을 이용해 답안을 공유한 정황까지 나왔습니다.

    학생들의 낮은 윤리의식과 큰 투자 없이 수천 명, 수백 명짜리 비대면 강의를 개설하는 학교당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진리의 상아탑이 멍들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기자: 김민승 / 영상편집: 김지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