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연세대와 고려대에 이어 서울대에서도 AI를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가 적발됐습니다.
'비대면 수업'에서 부정행위가 특히 많다는데, 부실한 수업 관리에 대한 지적이 나옵니다.
조건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0명 정도가 수강하는 서울대 교양 과목 '통계학 실험'.
지난달 대면으로 치러진 중간고사에서 몇몇 학생이 AI를 활용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대 측은 성적을 무효로 하고 시험을 다시 보기로 했습니다.
AI를 악용한 부정행위가 대학가에서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주로 비대면 대형 강의가 온상입니다.
[연세대 재학생 A (음성변조)]
"솔직히 커닝을 아예 안 하기는 어려운 시험이라고 생각을 해요. 카메라 각도가 아무리 있어도 그 전체 방을 보여줄 수 없는 거잖아요."
코로나19 이후 본격 도입된 비대면 수업은 일상적인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학교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수업을 개설할 수 있습니다.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하면 별도 강의실도 필요 없습니다.
최근 부정행위 문제가 불거진 인공지능 수업의 올해 수강생 수는 총 6백 명입니다.
근데 이마저도 줄어든 숫자인데요.
지난해 처음 개설됐을 때만 해도 수강생 수는 무려 천 명에 달했습니다.
강사진에게도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강의료에 수강생 인원 할증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다익선인 셈입니다.
하지만 교수와 조교 등 극소수가 강의 전반을 도맡다 보니 관리는 부실해지고 있습니다.
[연세대 재학생 B (음성변조)]
"5년이 지났는데 비대면 강의를 들으면 예전 수업 자료를 쓰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연세대 재학생 A (음성변조)]
"자기는 옆에 커닝 페이퍼를 붙여서 했다 이렇게 하더라고요. 교수님한테 달려가서 고자질할 수도 없고 그냥 아 그렇구나…"
쉽게 학점을 딸 수 있다는 방법은 학생들 사이에 퍼져있습니다.
대학 커뮤니티에 올라온 연세대 전공 수업에 대한 수강 후기.
"공부 안 하고 GPT만 돌려도 A 학점은 무조건 나온다", "최종 성적은 AI 성능으로 갈린다"라고 돼 있습니다.
또 다른 교양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시험 도중 채팅을 이용해 답안을 공유한 정황까지 나왔습니다.
학생들의 낮은 윤리의식과 큰 투자 없이 수천 명, 수백 명짜리 비대면 강의를 개설하는 학교당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진리의 상아탑이 멍들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기자: 김민승 / 영상편집: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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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건희
조건희
"AI 성능이 성적 좌우"‥부정행위 이면에 '편법 공생'
"AI 성능이 성적 좌우"‥부정행위 이면에 '편법 공생'
입력
2025-11-12 20:16
|
수정 2025-11-1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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