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교사들의 교육할 권리에 대한 연속보도 이어가겠습니다.
최근 교실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혐오나 소수자 조롱, 또 가짜뉴스가 만연해도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야 할 교사들이 입조차 열기 힘들다는데요.
왜 그런 건지, 박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0대 청소년들이 SNS에 공유하는 글입니다.
"중국인들이 장기매매를 일삼는다", "산 채로 배를 가른다"는 괴담에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더 위험해졌다"는 경고 메시지도 담겼습니다.
극우 세력이나 유튜버들의 주장이나 가짜뉴스가 고스란히 돌아다니며 10대들에게 중국은 그냥 싫은 나라가 됐습니다.
[중학교 3학년 (음성변조)]
"중국 싫다라는 것은 이제 누구한테나 다 있는 그런 거죠."
[고등학교 2학년 (음성변조)]
"(제2외국어로) 중국어 배워서 약간 뭐 하려고 그러냐‥ 막 너네 친중이냐‥"
대통령 서거를 놀이처럼 희화화하거나 여성, 노인에 대한 막말 등 혐오와 조롱이 교실에 만연해도 교사들은 지적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교사의 '정치적 중립의무' 때문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에 따라 교사는 정당 가입, 정치 집회 참여, 정치적 발언 등이 모두 금지돼 있습니다.
[김희정/경기교사노조 대변인]
"선생님들이 그걸로 인해서 이제 민원이나 아니면 하다못해 신고도 많이 받으시거든요."
한 교사는 최근 교실도 아닌 개인 SNS에 계엄을 비판하는 내용을 올렸다가 시의원에게 고발을 당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교사들이 위축되다 보니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이나 교육은 교실이 아닌 유튜브가 대신하는 게 현실입니다.
[장경주/교사노조 정책처장]
"극단적인 유튜버들의 어떤 이야기를 듣고 이걸 어떻게 처리하지에 대해 혼자 고민하다가 그냥 회피하는 형태로 지금 가고 있어요."
OECD 회원국 가운데 교사의 정치참여를 금지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국회엔 교사의 정치 기본권을 보장하자는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한성준/좋은교사운동본부 공동대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도 더 좋은 시민 교육이 가능해질 거라고 보거든요. 이해관계가 갈리는 문제일수록 실은 학교 현장에서 교육 자료로 활용하기에 굉장히 적합한‥"
교사의 정치 기본권 보장이 교실의 이념 편향으로 이어질 거란 일부 우려에 대해 교사들은 교내에서 특정 정당을 홍보하거나 선거운동을 하는 등의 활동은 철저히 금지돼있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남현택, 정연진 / 영상편집: 주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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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진준
박진준
혐오와 가짜 뉴스에도 "신고 당할까 걱정"‥교사들 '입틀막' 왜? [교권②]
혐오와 가짜 뉴스에도 "신고 당할까 걱정"‥교사들 '입틀막' 왜? [교권②]
입력
2025-11-12 20:24
|
수정 2025-11-12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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