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임소정

[기자의 눈] 첨예한 '종묘대첩' 갈등‥세운 재개발 고층 건물이 능사일까?

[기자의 눈] 첨예한 '종묘대첩' 갈등‥세운 재개발 고층 건물이 능사일까?
입력 2025-11-19 20:25 | 수정 2025-11-19 21:31
재생목록
    ◀ 앵커 ▶

    서울 종묘 앞 재개발을 두고, 논쟁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가유산청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종묘의 가치가 훼손될 거라며 우려하고 있고, 이에 반해 서울시는 도심 재개발을 통해 녹지를 늘리면 종묘의 가치가 올라갈 거라고 맞서는데요.

    임소정 기자의 눈을 통해 첨예하게 갈리는 양 측 입장과 이를 조화시킬 방법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문체부와 국가유산청은 서울시 계획대로면, 거대한 건물이 종묘를 집어삼킬 듯 솟아오를 거라며 공포스러워 합니다.

    [허 민/국가유산청장 (지난 17일)]
    "대체 불가능한 종묘의 가치를 스스로 평가 절하하는…"

    반면, 서울시는 이미 보이는 건물들 옆 비슷한 건물 몇 개가 늘어나는 수준이라며, 소란 떨 거 없다는 반응입니다.

    [오세훈/서울시장 (어제, 서울시 의회)]
    "눈이 가려집니까? 숨이 턱 막힙니까?"

    사뭇 다른 두 미래의 그림.

    종묘 하늘에 새 건물 몇 개가 들어선다는 점 하나만은 공통점입니다.

    정전을 등지고 남동쪽을 바라보면 이미 도심 스카이 라인이 부분적으로 시야에 들어옵니다.

    서울시의 청사진대로라면 이들의 2배 높이 건물 몇 개가 여기에 추가로 포함될 전망입니다.

    종묘 하늘을 가리지 않는 높이로는 안 될까?

    오세훈 서울시장의 구상으로는 어렵습니다.

    종묘 맞은편 세운상가 건물군을 철거하고 광화문 광장 3배 크기의 공원을 만들어서 남산까지 녹지를 연결하겠다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때문입니다.

    한정된 땅에 공원을 짓게 되면, 사업성이 떨어지게 마련.

    그래서 사업성을 회복하려고, 부지 용적률을 1000%까지, 최고 71.9미터까지로 제한된 건물 높이를 최고 145미터까지 높이겠다는 겁니다.

    하나둘 솟아오르던 고층 건물들이, 이제 먹고 살만 해졌다는, 성장의 상징 같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다만, 2025년 1천만 도시 서울을 새단장할 때도, 그 방식이 꼭 고층 건물이어야 할까?

    [민현준/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종묘를) 신성화할 건 아니잖아요. (반면) 돈이 남게 하려니까 그런(고층개발) 거죠. 업적을 이렇게 개선문처럼 남기려고 하니까…"

    프랑스 파리 중심 지역은, 37미터 이상 건물을 원칙적으로 지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땅을 잘 활용해, 용적률이 서울 평균보다 높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황두진/건축가]
    "용적률 달성의 유일한 방식이 고층화는 아니다. 저층 고건폐율이죠. 그러니까 낮고 뚱뚱한…"

    낮게 지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면, 다르게 사업성을 만회할 방법도 있을 겁니다.

    [김경민/서울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용적률 거래제'라고, 그 남는 용적률을 외부에 파는 게 있습니다. 그걸 한다고 하면 높이(용적률)를 굳이 600에서 1,000%까지 줄 필요도 없게 돼요."

    이미 4년 전 우리는 세계문화유산 왕릉 위로 아파트가 솟아오르는 광경을 목도하며, 한바탕 큰 소동을 겪었습니다.

    정부의 억지스러운 늑장 조치는 질타만 받았고, 이를 계기로 세계유산법도 만들어졌습니다.

    개발의 가치가 훨씬 큰 서울 한복판,

    "사유재산 침해하는 입법을 반대한다!"

    가장 중요한 유산 중 한 곳 종묘에서,

    "개발보다 보존이 먼저입니다!"

    보존과 개발을 어떻게 조화 시킬지, 우리 사회는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기자의 눈,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 영상편집: 김은빈 / 그래픽: 김지인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