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교사의 교육할 권리, 연속보도 세 번째 시간입니다.
속초 체험학습 초등생 사망 사고 후 3년이 지나고, 교사에게 교통사고를 막지 못한 죄가 있다는 2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판결 후 아예 체험학습을 포기하는 학교도 있는데요.
교육 외에 교사의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제은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최근 인천 초등학교 열 곳 중 한 곳이 계획 중이던 현장 체험학습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관련 예산 6억 5천만원도 아예 교육청에 반납해 버렸습니다.
2022년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초등학생 사망 교통사고에 대해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재판 결과가 나온 뒤였습니다.
1심에 이어 2심도 유죄판결이 나오면서 학교가 체험학습 자체를 꺼리게 된 겁니다.
[초등교사 (음성변조)]
"불가항력적인 사고마저도 책임을 지게 시키는 너무 허탈감, 무기력함, 절망감… 사지로 밀어내는 그런 느낌들이…"
지난달 충남 아산의 한 중학교에선 40대 교사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방송 담당으로 수십 대 전자기기 관리와 PC, 전자칠판 등의 수리업무를 전담하다 보니, 학교에서만 하루 1만 보 넘게 걸으며 민원에 시달렸습니다.
[동료 교사 (음성변조)]
"말 그대로 교사가 아닌 기사가 되는 느낌이죠. 해결이 되지 않으면 불안에 떨고…"
한국 교사들의 주당 근무시간은 43.1시간.
OECD 평균보다 많고 특히 행정 업무는 6시간으로 OECD 두 배에 달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들은 "아이 대변을 닦아 달라, 학생 편식 못 고치면 아동학대로 신고한다"는 민원까지 받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정작 교사를 보호해야 할 교육당국은 엉뚱한 업무를 떠넘깁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8월, 고3 수험생들에게 운전면허 시험비용을 지원한다며, 일선 학교에 신청 업무를 맡겨 논란이 됐습니다.
[경기 고교교사 (음성변조)]
"너무 화가 나서 선생님들이… 지금 애들 계속 면접 준비를 해줘야 되는데 (운전면허) 1종 자동할 거냐, 수동할 거냐…"
[최재영/충남교사노조 위원장]
"교사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사회 구조적인 제도가 근본적으로 개선이 돼야 하고요."
수업이 아닌 잡무에 더 시달리며 사고책임자로서 내몰릴 것을 걱정해야 하는 교사들.
이 모순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교육의 본질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권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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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제은효
제은효
[교권③] 교통사고도 '유죄', 운전면허시험도 담당‥교사 책임 어디까지?
[교권③] 교통사고도 '유죄', 운전면허시험도 담당‥교사 책임 어디까지?
입력
2025-11-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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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1-1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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