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국회에서든 법정에서든 한결같이 절제된 모습을 보여왔고,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을 조롱하듯 대해도, 같은 공간에 있을 땐 상대의 응대 여부에 관계없이 늘 인사를 하고 존칭을 하며 과거의 상관을 예우하고 있죠.
그런 홍 전 차장이 어제 내란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을 피고인이라 부른 한순간이 있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질문을 던지며 정치인 체포 지시에 대해 앞뒤 안 맞는 소리를 늘어놓고, 여인형 전 사령관에게 책임을 떠넘길 때였는데요.
구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이라'는 전화를 받은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체포 대상 정치인 등 14명의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증언해 왔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어제 자신의 내란 사건 재판에서 이 부분에 대해 직접 홍 전 차장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어제)]
"내가 '다 잡아들이라'는 얘기에서, 이거를 '반국가단체로 이해를 했다'고 지금 아까도 계속 얘기를 하셨잖아요."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어제)]
"여인형 사령관이 저에게 소위 체포자 명단을 불러주면서 제가 보기엔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이 반국가단체나 간첩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이 검찰총장까지 지낸 검사 출신인데 방첩사를 통해 위치 추적을 지시했겠냐는 취지로 여 전 사령관을 탓하기 시작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어제)]
"도대체 방첩사령관이란 놈이 수사의 '시옷' 자도 모르고, (대통령이)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인데 저 양반이 도대체 이런 거를 여인형이한테 시키고, 여인형이가 대통령 지시받아 이런 거를 증인한테 부탁한다는 건 이게 좀 연결이 좀 잘 안 되지 않습니까?"
홍 전 차장은 오히려 대통령 지시 없이 체포 시도가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했습니다.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어제)]
"대통령이 지시하지도 않았는데 일개 군의 3성 장군인 방첩사령관이 이재명 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여당 대표를 체포·구금해서 방첩사 구금 시설에 구금하고 심문하겠다고 하는 거는 방첩사령관 혼자의 생각이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이 여 전 사령관을 핑계로 변명을 이어가자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을 피고인이라고 부르며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거냐고 되받았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어제)]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증인한테 이런 실시간 위치 추적 부탁하는 거 보니까 '이 친구 이거 좀 이상하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피고인,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시는 건 아니죠?"
<아니 그 얘기를 하는 게 지금 아니에요. 그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여인형 사령관이 왜 그렇게, 왜 그런 요청을 한 겁니까!"
증언이 마무리되자 윤 전 대통령은 "수고했다"고 했고, '윤 전 대통령을 좋아했지만 체포 명단을 보며 대한민국이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던 홍 전 차장은 허리를 숙이며 "건강하십시오"라고 예우를 지켰습니다.
MBC뉴스 구승은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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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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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놈이 방첩사령관?" 尹 또 부하 탓‥홍장원, "피고인, 책임 전가하나"
"이런 놈이 방첩사령관?" 尹 또 부하 탓‥홍장원, "피고인, 책임 전가하나"
입력
2025-11-21 19:50
|
수정 2025-11-2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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