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은 우리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일본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강제 노동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한 건데요.
올해도 한일 합동 추도식은 무산됐고, 우리 정부의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사도광산 현지에서 신지영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나라를 잃은 백성이란 이유 하나로, 어두운 갱도 속에서 헤아리기 어려운 고통을 겪었을 이들을 떠올리며 고개를 숙입니다.
사도광산 강제징용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우리 정부가 별도로 마련한 추도식 자리엔 희생자 7명의 유족 11명이 참석했습니다.
[이철규/강제동원 희생자 아들]
"사랑하고 보고 싶은 아버지. 이 낯설고 먼 땅에서 너무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추도식 후 유족들은 자리를 옮겨 조선인들이 주로 머물렀던 기숙사 터를 돌아봤습니다.
[윤상환/강제동원 희생자 손자]
"<직접 돌아보시니까 어떠신가요.> 마음이 아픕니다. 그때 당시는 지금보다도 더 많이 생활이 열악했겠지요."
1940년부터 45년까지 사도광산에 끌려와 혹독한 노동을 강요당한 조선인은 1500명이 넘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7월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강제노동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아 한일 공동 추도식은 2년 연속 무산됐습니다.
세계유산 등재 당시 아이카와향토박물관 2층 구석 작은 방에 마련된 조선인 관련 전시실에도 강제노동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습니다.
[박종길/강제동원 희생자 아들]
"몽땅 끌려가셨어요. 아버지, 또 작은아버지 두 분들 이렇게 해서‥"
지난 9월 열린 일본 측 추도식에서도 일본 정부는 강제성에 대한 언급 없이 애도에 대한 뜻만 표한 게 전부였습니다.
[이혁/주일한국대사]
"(한·일 정부 간의) 생각과 의견의 차이도 좀 좁혀져서 보다 더 좋은 추도식이 될 수 있기 바랍니다."
한일 양국은 신정부 출범 후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의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직시하길 거부하는 일본의 변함없는 태도는 양국 관계에 언제든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사도에서 MBC뉴스 신지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장식, 김진호(사도) / 영상편집 : 강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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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신지영
신지영
2년 연속 '반쪽' 추도식‥세계유산 등재되니 얼굴 바꾼 일본 정부
2년 연속 '반쪽' 추도식‥세계유산 등재되니 얼굴 바꾼 일본 정부
입력
2025-11-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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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1-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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