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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까지 추적" 20년 만에 드러난 살인범‥'엽기토끼'는 무관

"저승까지 추적" 20년 만에 드러난 살인범‥'엽기토끼'는 무관
입력 2025-11-21 20:22 | 수정 2025-11-2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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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른바 엽기토끼 사건의 일부로 불렸던, 지난 2005년 서울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인근 건물의 관리인이었던 것으로 20년 만에 밝혀졌습니다.

    경찰 미제사건 전담팀이 전국을 돌며 유전자를 대조하다 범인을 특정했는데, 하지만 이제 범인을 체포할 방법은 없어졌습니다.

    박솔잎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05년 6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2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다섯 달 뒤, 같은 동네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4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모두 목이 졸려 숨졌고, 시신은 쌀포대나 돗자리에 끈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방송 프로그램이 연쇄살인 사건 이듬해에도 신정동에서 벌어진 여성 납치 사건이 있다며 모두 동일범 소행으로 추정하면서 이 세 사건은 '엽기토끼' 사건으로 불렸습니다.

    납치됐다 탈출한 여성이 "숨었던 범인 윗집 계단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은 신발장을 봤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진실은 20년 만에 드러났습니다.

    [신재문/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팀장]
    "동일 수법 전과자이면서 범행 당시 신정동 Y빌딩 관리인으로 근무한 사실 등을 근거로‥"

    경찰이 밝힌 연쇄살인 범인은 범행 당시 60대였던 장 모 씨.

    경찰은 피해자들이 장 씨가 관리인으로 있던 빌딩에 갔다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다고 했습니다.

    수사는 2016년 서울경찰청 미제사건전담팀이 출범하면서 재개됐습니다.

    경찰은 1·2차 사건 증거물에서 같은 유전자를 확보해 '동일범 소행'이라는 것부터 확인했습니다.

    이후 23만여 명을 수사 선상에 올려 전국을 돌아다니며 1천5백여 명의 유전자를 대조하고도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사망자로 대상을 넓혔습니다.

    56명의 후보군 가운데 유력 용의자가 장 씨로 좁혀졌습니다.

    하지만 장 씨는 2015년 사망 후 화장 처리돼 유전자를 비교할 길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올해 5월 장 씨가 생전에 살던 경기 남부 병의원 40곳을 탐문해 한 곳에서 장 씨의 검체를 확보했습니다.

    1·2차 사건 당시 확보한 DNA와 비교한 결과는 '일치'.

    '신정동 연쇄살인범'이 20년 만에 확인된 순간이었습니다.

    [신재문/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팀장]
    "살인범은 저승까지 추적한다는 각오로 장기 미제 사건의 진실을 범인의 생사와 관계없이 끝까지 규명하겠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장 씨가 엽기토끼 사건으로 이름 붙여진 계기가 됐던 2006년 5월 납치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했습니다.

    장 씨는 그때 당시 이미 강간치상 혐의로 수감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된 겁니다.

    연쇄 살인범의 정체는 20년 만에 드러났지만, 납치 사건은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습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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