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계엄령 놀이를 한다며 환경미화원들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공무원 소식, 어제 MBC가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해당 공무원의 엽기적인 행각과 구체적인 피해 내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공무원은 환경미화원들에게 자신을 교주라고 부르게 하고, 자신이 투자한 주식을 사라고 강요하기도 했다는데요.
피해자들은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습니다.
김형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강원 양양군의 한 환경미화원 숙소.
남성 3명이 이불 안에 또 다른 남성을 넣어놓고, 밟기 시작합니다.
덩치 큰 남성이 양양군 7급 공무원 A씨, 이걸 계엄이라고 불렀습니다.
[피해 환경미화원 동료 (음성변조)]
"안 밟을 경우나 약하게 밟을 경우 똑같이 저희도 이불 안에 넣어서 똑같이 하겠다고…"
그런데 단순한 괴롭힘이 아니었습니다.
A씨에게 이 이불말이 폭행은 하나의 의식이었습니다.
[김 모 씨/피해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본인의 주식이 내려가니까 저희를 밟아도 안 올라간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아 이게 더 제물이 더 있어야 올라간다'…"
그러면서 본인을 교주, 환경미화원들에 '찬송가'를 부르게 하면서 이불 안에서 밟는 의식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김 모 씨/피해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교주님이라고 시작된 이유는 무조건 누워 있으라고 한 다음에 누워 있어요. 그 노래를 틀고 (이불에) 들어가요. 노래 나오다가 갑자기 밟으니까…"
피해는 괴롭힘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특정 주식에 1억 원 이상을 투자한 공무원은 주가를 올려 줄 제물이 더 필요하다며 미화원들에게 주식 구매를 강요했습니다.
2명은 100주, 1명은 10주의 주식을 샀습니다.
[A 씨/양양군 공무원 (당시 녹취/음성변조)]
"야 10주, 팔았어? <네.> 잘했어. 오늘 안 들어와 XX, 이게 계좌이체인 줄 알아."
[김 모 씨/피해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내일 확인할게' (주식투자금) 넣었나 안 넣었나 계속 확인을 하더라고요. 다음 날에 넣어오니까 '어, 잘했어'…"
주식이 떨어진 한 날엔 쓰레기 수집차를 운전하던 공무원이 운전대를 놓는 위험한 상황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A 씨/양양군 공무원 (당시 녹취/음성변조)]
"효도 한 번 세게 하고 가자. 난 보험도 없어. 너 옆에 타 있다가 사고사로 가는 거야."
[김 모 씨/피해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핸드폰을 이렇게 거치대에 놓거든요. 근데 이게(주식 창이) '파란불'이 되면 운전대를 놔 버려서… 옆에서 제가 이런 식으로 운전을 해야 되는 상황도 만들고…"
환경미화원들에 대한 괴롭힘은 3개월 동안 이어졌습니다.
[김 모 씨/피해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아 내일 또 맞아야 되네, 또 욕먹어야 되네 또 뛰어야 되네, 이런 걱정에…"
앞서 쓰레기차를 일찍 출발해 미화원들을 괴롭힌걸 '체력단련', 빨간 속옷은 서로에 대한 소속감이라고 해명한 공무원은 이번엔 주식을 가르쳐 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A 씨/양양군 공무원 (음성변조)]
"소액으로 여윳돈으로 해라… 계좌 개설해, 주식을 얼마를 넣어, 지금 사, 이렇게는 안 했어요."
해당 공무원은 취재가 시작되자, 그제서야 환경미화원들에게 사과하며 보도를 막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김형호입니다.
영상편집 :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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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형호
김형호
[단독] "찬송가 부르고 주식 사"‥이불말이는 주가 올리는 '제물'
[단독] "찬송가 부르고 주식 사"‥이불말이는 주가 올리는 '제물'
입력
2025-11-22 20:03
|
수정 2025-11-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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